순식간에 옥상까지 불 번져
오후 3시 기준으로 31명이 구조되고 4명이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초기 옥상으로 대피한 9명의 주민을 헬리콥터로 구조했고,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큰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화재가 번지는 모습만 보면 아찔했다. 화재는 오전 11시34분 우신골든스위트 아파트 4층 쓰레기를 분류하는 미화실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불이 30분 만에 38층 꼭대기까지 번졌다.
▲ 불 최상층으로 옮겨 붙으면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
외벽 타고 훨훨
화재가 옥상 쪽으로 빠르게 번진 것은 불의 특성상 횡방향 확산 속도보다 상방향 확산 속도가 4배 정도 빠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이번 화재에서는 일반적인 확산 속도를 뛰어 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이 주로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져 외벽 내장 보온재 소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들이 내부 계단을 통해 대피할 정도로 내부 화재 확산 피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소재는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벽 마감재는 알루미늄 판낼인데 외장재 내부에 가연성 보온재가 사용됐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이 완료되면 혹시라도 외장재에 내화 성능이 부족한 자재가 쓰였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골든스위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건물에 사용된 외장재인 알루미늄패널 바깥 부분에 황금색 특수페인트를 칠했는데 불에 약하고, 외장재 안쪽 보온재 역시 스티로폼 계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알루미늄 패널과 보온재가 불길 역할을 한 것이다.
고층 건물 화재 진압 문제없나
고층 건물 화재 진압 역량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38층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반응이다. 이번 화재에 무인용수탑차, 고가사다리차, 굴절사다리차 등 부산소방본부가 보유한 고층건물 화재 진압 장비가 총출동했지만 13~14층 까지만 물길이 닿았을 뿐, 그 이상은 역부족이었다.
▲ 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내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골드스위트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다행히도 소방본부, 해양경찰청, 군, 산림청 등의 헬기가 총동원돼 고층부의 불길을 잡을 수 있었지만 초고층 건물의 화재 진압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화재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서는 78층, 8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이 건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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