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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거미줄, '생명의 그물망'을 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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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거미줄, '생명의 그물망'을 보호하라"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방한…"댐이 생태계 위협"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침팬지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제인 구달(76) 박사가 "강의 흐름을 바꿔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제인 구달 박사는 28일 자신의 신간 <희망의 자연>(김지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출간을 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강의 보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중요한 것은 강변과 강 하류의 식생을 잘 유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의 신간 <희망의 자연> 출판기념회가 2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렸다. ⓒ프레시안(선명수)

그는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바꾸는 댐을 건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산업 폐수, 화학 물질 등 오염 물질의 유입을 막고 댐을 쌓지 않는 것이 강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구달 박사는 "최근 세계의 많은 강에서 강변의 식생이 잘 살아나도록 복원을 하고 있는 추세"라며 강의 '생태적인 복원'을 강조했다. 해안가의 맹그로브 숲이 잘 보존될수록 쓰나미의 피해 역시 줄어드는 것처럼, 강을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보존했을 때 인간과 자연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생명체이면서 어떻게 환경을 이렇게까지 망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며 "오늘날 사람들은 지혜를 잊은 듯하다. 오늘의 결정이 몇 세대 뒤에 어떤 영향 미칠지를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두가 동참할 때 희망은 있다"

댐 건설을 막고, 망가진 습지를 복원하고, 멸종위기종을 살리기 위해 "1년 365일 중 300일 이상은 길 위에서 보낸다"는 구달 박사는 인간이 초래한 환경 파괴의 현장에서도 '희망'을 강조했다.

자신의 책 제목처럼, 그에게 자연의 회복력은 그 '희망의 증거'다. 도도새나 나그네비둘기처럼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졌거나 채 몇 마리 남지 않아 멸종의 벼랑 끝에 놓여있던 동물들이 다시 돌아올 때, 또 그를 보호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계속될 때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할 때에만 희망이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26살의 나이에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열대우림으로 들어가 50년 동안 동물과 생태 문제를 연구해온 그는 다양한 생명들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거미줄'로 표현했다.

"생명의 그물망, 거미줄을 떠올려 봅니다. 서로가 얽혀있는 수많은 줄 중 한두 개만 없애더라도 거미줄은 점점 약해져 결국 무너져 내리지요. 인간이 볼 때 대단하지 않은 생명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라진다면 전체 생태계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지는 늘 생각하면서, 정작 다른 생명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제인 구달 박사는 이날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카이스트와 이화여대, 경희대 등에서 환경을 주제로 강연하고 10월 1일 출국한다.

[화제의 책] 제인 구달의 <희망의 자연>

"간접적으로라도 제인 구달에게 빚을 지지 않은 현장 생물학자는 한 사람도 없다."

제인 구달 박사의 신간 <희망의 자연>의 공저자 세인 메이너드는 책의 머리말에서 구달을 이렇게 설명했다. 1960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첫 발을 내디뎠던 그는 꼬박 26년을 침팬지의 행동을 연구하는 동물학자로 살았고, 그곳을 떠난 이후에도 전 세계의 멸종위기종들을 살리는 환경운동가로 또 24년을 보냈다.

▲ 제인 구달 박사의 신간 <희망의 자연>(제인구달·세인 메어드·게일 허드슨 지음, 김지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자연>은 그가 50년 동안 세계 곳곳의 생태계 훼손과 복원의 현장에서 목도한 경험과 연구를 총망라한 책이면서, 동시에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제인 구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섬새의 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외딴 섬 바위투성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조류학자들과 독성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모이를 제공하기 위해 네팔 오지에서 '독수리 급식소'를 운영하는 젊은이 등, 멸종위기종들을 되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과 희망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이 초래한 숱한 파괴와 절망의 현장에서도, 저자는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을 끈질기게 이야기한다. "자연의 회복력과 불굴의 인간 정신이 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는 것. 평생을 환경운동가로 살아온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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