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내년 6월 보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환경단체의 지적처럼 수질이 악화되거나 생태계가 파괴됐으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내놓고, 저부터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원 사무총장은 16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 주최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 갈등 해결을 위한 화쟁토론회' 자리에서 4대강 사업으로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는 환경단체 및 야당 의원의 질의에 "가동보이기 때문에 수질엔 문제가 없다. 보 공사 이후 두고 보자"며 이 같이 답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준설과 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많은 분들이 생태계 교란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치유를 위한 일시적인 교란이며, 현재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한다면 이러한 생태계 교란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 합의를 거칠 때까지 공사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야당과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원 사무총장은 또 "많은 분들이 4대강 사업이 강을 죽인다고 걱정하지만, 내년 6월이면 모두 검증될 것"이라며 "오히려 대통령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과 부담은 더 커진다. 5~6년 기다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곧 공사가 마무리되면 그 때 충분히 사업을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팽팽한 찬반 줄다리기 "국민 논의 기구, 필요하기는 한데…"
토론회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 해소를 목적으로 조계종 화쟁위원회 주최로 마련됐다. 화쟁위원회는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논란, 4대강 사업 논란 등 종단 안팎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 발족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 측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야당 및 시민단체 인사가 고루 참석해 개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찬성 측에선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섰고, 반대 측에선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과 '4대강사업저지를위한범국민대책위원회' 박진섭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공방을 벌였다. 사회는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가 맡았다.
토론회 최대의 화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논의 기구' 구성 여부였다. 이미경 사무총장과 박진섭 집행위원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 공사를 일단 중단하고 국민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 사업을 재검토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 측 패널로 참석한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보 공사의 경우 48%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준설 및 다른 사업들도 26% 정도 진행됐다. 이미 절반 정도 진행된 공사를 중단하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심 본부장은 또 "시점에 맞는 논의를 해야한다"며 "사업 시작 전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 이미 여러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말해, 박진섭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사업 전부터 환경영향평가 등이 날림으로 진행됐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모두 무시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국민적 논의 기구 구성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논의 기간 동안 공사를 중단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이에 화쟁위원인 법안 스님·성태용 건국대 교수 등이 "일시적인 공사 중단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업은 사업대로 하면서 무슨 논의가 가능하겠냐"고 비판하자, 원 사무총장은 "보 공사 등 주요 공정을 내년 우기 전까지 끝내기로 한 상황에서, 지금 공사를 중단하면 전체적으로 공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 "어차피 수술에 들어가 있는데, 병명을 잘못 진단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술을 중지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발생한 생태 교란을 짧게 단축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원 사무총장은 국회 내 4대강 검증 특위를 구성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도 "공사 중단이 전제되고, 외부 전문가가 의결권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의문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마비상태로 종결된 지난해 미디어법특위의 수순을 다시 밟게 될 수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심명필 본부장 역시 "4대강 사업은 이미 많은 진전을 보고 있다. 이제와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굉장한 국력 낭비고 시간 소모"라며 "어떻게 하면 이 사업을 더 멋있게 마칠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게 더 건설적이지 않냐"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박진섭 집행위원장은 "공사를 계속하면서 무슨 대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태도면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은 말잔치에 불과하다"며 비판했고, 이미경 사무총장은 "지금이라도 찬반 모두가 참여하는 TV토론회를 열고, 국민들이 이를 보고 사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국민 투표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한편, 화쟁위원회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 해결을 위해 국민적 논의 기구 설치와 국민 참여를 위해 종단 차원의 노력과 다양한 실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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