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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찾는 스페인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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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찾는 스페인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부산국제영화제] 프랑코 정권기 스페인 걸작전 열려

스페인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부산 방문,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그의 대표작 세 편을 포함한 스페인영화 특별전을 준비했다. 특별전과 함께 스페인영화에 관한 세미나가 개최되며 카를로스 사우라의 핸드프린팅 및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 ⓒ프레시안

1932년 스페인 우에스카에서 출생한 카를로스 사우라(Carlos Saura : 1932~)는 프랑코 정권하(1939~1975)에서 가장 비판적인 문제작들을 만들었던 세계영화사의 거장이다. 먼저 사진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마드리드 영화연구소에서 수학하고 다큐멘터리 작업을 거쳐 영화계에 입문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스페인 감독 3인방(루이스 브뉘엘, 카를로스 사우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중 한 명으로 루이스 브뉘엘의 뒤를 잇는 거장이자 1970년대부터 급부상한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앞서는 선배감독이다.

카를로스 사우라는 첫 장편 데뷔작인 '부랑자들(1960)'이 칸영화제에 출품되면서 거장 루이스 브뉘엘('비리디아나')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영화작업에서 모델로 삼게 된다. 그러나 사우라의 존재를 세계영화계에 보다 확고히 각인시킨 작품은 '사냥(1966)'이다. 이 영화는 사우라가 어린 시절 겪은 스페인 내전의 경험을 살려 프랑코 정권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알레고리적 작품이다. 빠른 편집과 줌 사용 등 형식적 미학이 돋보이는 사냥장면은 미국의 스타일리스트 샘 페킨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사냥'과 이후 브뉘엘에게 바쳐진 '얼음이 박힌 박하(1967)'는 모두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한편 '기쁨의 정원(1970)'은 스페인 내전을 직접 언급한 최초의 영화로 기록되기도 했다.

형식미 탁월한 '지식인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

▲ ⓒ프레시안
스페인의 소설과 회화 전통을 살리는 작품세계로도 잘 알려진 사우라는 형식미가 탁월한 영화들 때문에 지식인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그의 영화에는 은유와 생략이 빈번하며 현실과 상상이 뒤섞여 있어 관객은 미스터리 속에 던져진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런 정교한 미학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예로 '사촌 앙헬리카(1973)'와 '까마귀 기르기(1976)'를 들 수 있다. 이 두 영화는 각각 칸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걸작들로, 알레고리와 환상을 무기 삼아 프랑코 독재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1975년 프랑코의 사망 후 사우라는 '질주(1980/베를린영화제 금곰상)'와 함께 초기 리얼리즘 경향으로 회귀하는 듯 했다가, 스페인의 전통예술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피의 결혼식(1981)', '카르멘(1983)', '마법사를 사랑하라(1986)'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사우라의 춤 3부작이며, '플라멩코(1995)', '탱고(1998)', '살로메(2002)'는 안무를 토대로 만들어진 멜로드라마다. 한편 사우라가 가장 존경했던 스페인의 화가 고야를 소재로 한 '보르도의 고야(1999)'도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후 내러티브 없이 춤과 노래로만 구성된 '이베리아(2005)', '파두(2007)'는 이베리아 반도 국가들의 애환을 탁월한 현실감으로 표현한 수작들이다.

프랑코 정권기 스페인 걸작전 열려

이번 스페인 특별전에서는 카를로스 사우라를 중심으로 프랑코 독재 하에 활동한 스페인 거장들의 영화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현대 스페인 영화의 근저에 자리한 상상력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사우라의 대표작 '부랑자들', '사냥', '까마귀 기르기' 등 3편을 포함한 스페인 거장들의 작품 7편이 상영되며 대부분 국내 미개봉작들이다. 스페인 내에서는 혹독한 검열을 거치거나 금지되었지만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세계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걸작들이다.

TIP : 특별전 상영작
* 한국어 제목 (영어 제목/ 감독/ 제작연도)

- 자전거 주자의 죽음(Death of a Cyclist/ 후안 안토니오 바르뎀 Juan Antonio BARDEM/ 1955) :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지식인의 초상을 통해 프랑코 치하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스페인 영화사의 걸작. 1955 칸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 부랑자들(The Delinquents/ 카를로스 사우라 Carlos SAURA/ 1960) :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첫 장편. 1960 칸영화제 경쟁
- 비리디아나(Viridiana/ 루이스 브뉘엘 Luis BUNUEL/ 1961) :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으로 유명한 루이스 브뉘엘의 걸작. 1961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 집행자(The Executioner/ 루이스 가르시아 베를랑가 Luis Garcia BERLANGA/ 1963) : 사형집행이라는 진지한 소재를 신랄한 유머로 버무린 블랙 코미디. 1963 베니스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 이상한 여행(The Strange Trip/ 페르난도 고메즈 Fernando Fernan GOMEZ/ 1964) : 짜임새 있고 풍부한 스토리와 대저택의 호러 분위기가 일품인 수작.
- 사냥(The Hunt/ 카를로스 사우라 Carlos SAURA / 1966) : 프랑코 독재를 황량한 미장센으로 비판한 카를로스 사우라의 걸작. 1966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 까마귀 기르기(Cria!/ 카를로스 사우라 Carlos SAURA / 1976) : 프랑코 체제에 맞섰던 사우라의 긴 예술적 투쟁의 완성점을 이루는 걸작. 1976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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