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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 간부들도 돈 받았다"

검찰 발표…뿌리깊은 '노사담합' 입증

쌍용차 전현직 노조 간부들이 구내식당 위탁급식업체 선정과정에서 금품을 받고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번 부당 금품수수는 일부 노조 간부들의 개인 비리가 아니라 수 년째 노조 내부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일이라는 검찰의 발표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 전현직 간부, 급식업체에서 수억 원 수수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28일 위탁급식업체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업체 선정의 대가로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쌍용차 전현직 노조위원장 2명 등 노조 간부 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위탁급식업체 대표 2명을 배임중재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 노조위원장 오 모(39) 씨 등 노조 간부 3명은 노조 선거(2005년 1월) 직후 재계약한 위탁급식업체로부터 리베이트 2억 원을 받았고, 그 전 노조 집행부도 노조 선거(2003년 1월)가 끝난 직후에 1억7000만 원을 받았다.

위탁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노조 간부들은 금품을 건넨 업체를 회사에 적극 추천해 급식업체로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받은 돈은 노조 선거를 하면서 진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노조 간부가 사내 위탁급식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을 정도로 업체 선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노조의 복리후생과 산업안전 등과 관련된 협력업체 선정 시 사측이 노사협의를 거쳐 공개입찰로 결정한다"라는 단체협약 때문이었다.

여기에 사측은 노조의 파업 등을 피하기 위해 협력업체 선정의 결정권을 사실상 노조에 위임했던 사실도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또한 노조가 위탁급식업체 선정과 관련해 전권을 행사하자 급식업체로 선정되기를 희망하는 업체가 쌍용차를 상대로 로비를 할 때도 급식업체 선정 담당인 회사 총무팀보다 노무담당 부서에 로비했다고 밝혔다.

뿌리 깊은 노사담합…기업별 노조의 한계 재확인

한편 이번 쌍용차 노조의 비리는 노조 집행부를 바꿔가면서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부 탈선한 노조 간부의 개인 비리가 아님을 보여준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쌍용차 노조 비리가 기업별 노조 체제 아래서 형성된 노사 간 담합구조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사측은 강성 노조를 회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에 협력업체 선정권을 포함한 이권을 주고 노조의 웬만한 전횡에 대해 눈감아주는 대신, 노조는 이권을 받은 대가로 각종 노사협상에서 협조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위탁급식업체 선정에 깊이 관여하면서 불법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난 쌍용차 노조가 이런 '담합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 학계의 연구논문이 이미 나온 바 있다.

쌍용차 노사관계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한남대 정명기 교수는 올해 초 발표한 '쌍용차 노사관계와 임금협상과정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논문에서 "임단협 기간이나 노조 선거기간을 중심으로 (회사가) 현장조직에 대한 계파관리를 통해 노노 간 갈등을 야기하거나 노조의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지난 2~3년 동안 노동계 안팎에서 진행된 '노동운동 위기' 논쟁에서도 노동운동 위기의 원인을 사측의 노무관리에 따른 노조의 '자주성' 실종에서 찾는 주장과 함께 일부 대기업의 노사 간 '담합구조'를 지목하는 시각이 강력하게 대두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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