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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이크부터 잡는 클래식 연주자,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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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이크부터 잡는 클래식 연주자,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

[人 스테이지]<155>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이자 클래식 음악계에서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은 해설과 연주가 함께 하는 음악 프로그램 '파워클래식'을 통해 대중들과 밀접한 소통을 나누고 있다. 그는 활발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자신의 성격대로 칼럼기고, 강좌, 웹 디자인, 출판에 이르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 수행 중이다. 인터뷰를 할 당시에도 그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 포럼의 클래식 강의를 앞두고 있었다.

▲ ⓒNewstage

그가 리더로 속해 있는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태어났다. 콰르텟엑스는 '사중주' 또는 '사중주단'을 이르는 콰르텟과 미지수를 나타내는 말이자 반음을 더 올린 더블샵의 표시인 'X'가 결합한 것이다. 그들은 정통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현악사중주의 개념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젊은 팀이다. 지난 2002년 <거친바람 성난파도>라는 공연으로 데뷔했다.

"폭발적인 반응이었어요. 저희들은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도 아니었고, 굉장한 프로필을 가진 팀도 아니었어요. 들어도 보지도 못한 그런 팀이었는데 관객들은 왜 우리에게 끌렸을까 일단은 궁금해 하시죠. 저희는 공연하기에 앞서 정말 많은 것들을 신경 썼어요. 악보 하나하나부터 시작해서 심지어는 무대 인사하는 방법, 매너까지 완벽하게 통제했죠. 거기서 정말 완성된 공연을 보고 가신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넷 상으로 정말 많은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저희도 많은 감동을 받고 힘이 됐습니다."

그들의 공연은 파워풀하고 도전적이며 뛰어난 기량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이것이 바로 콰르텟엑스만의 특별함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조윤범은 바이올린보다 마이크를 더 먼저 잡는다. 연주되는 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기 위해서다. "연주자들이 음악을 자기만 이해하려고 하고 관객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이런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 제가 연주자로서 어떻게 느끼고 어떤 부분이 좋은지를 솔직담백하게 먼저 예기해 주려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공연 전 해설을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 ⓒNewstage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특히 조윤범이 느끼기엔 더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오히려 클래식이란 우리 삶에 있어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은 정말 위대한 보물입니다. 마치 동굴 안에 굉장한 보물이 숨겨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많은 분들이 '우리는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으니까 네가 먼저 들어가라' 그렇게 연주자들한테 부탁하는 겁니다. 들어가서 봤더니 정말 기가 막힌 보물이 있는 거죠. 이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할 겁니다. 아마 이게 당연할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클래식의 대중화라고 생각하고 콰르텟엑스가 바로 그런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청중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기로도 유명하다. 1년에 약 200개의 공연을 소화할 정도라니 말 다했다. 콰르텟엑스가 서는 모든 공연은 어김없이 리더인 조윤범의 해설이 덧붙여진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어요.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해설까지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전통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이 그 벽을 허물지 않으면 관객들은 나서서 벽을 허물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서 저희들이 설명을 하는 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들의 연주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울림은 달라질 것이다. 조윤범은 "결국은 연주가 진짜죠. 하지만 그걸 제대로 듣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라고 덧붙였다.

▲ ⓒNewstage
콰르텟엑스는 또한 '한 시간에 듣는 서양음악사'를 기획하고 관객들을 만난 바 있다. 아이들이나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도 즐겁고 유쾌하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레파토리를 구성했다. 특유의 유머감각과 편안함으로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알기 쉽고 재밌게 설명해 주는 조윤범의 해설은 마치 위대한 음악가들로부터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굉장히 많은 준비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이나 오랜 시간 연습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무대 위에서 다 쏟아 놓는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런 걸 비오는 날 들으면 어떨까요?'라고 얘기를 하는 것도 실제 어렸을 때 비오는 날 그 음악을 들으면서 울었던 생각을 하는 거예요. 누구나 이런 경험은 갖고 있겠지만 그것을 기억해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사유의 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음악을 전혀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그들의 연주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모든 작곡가들은 자신의 음악이 관객들에게 의도한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란다. 관객과 작곡자를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연주자의 몫이다. 따라서 연주자는 관객보다 앞서 곡이 품고 있는 정서와 느낌을 더 독하게 경험하고 더 가볍게 즐기는 관객이 되어야 한다. 조윤범은 "클래식 음악은 오랜 시간을 견뎌온 만큼 깊은 생명력을 갖고 있어요. 진짜가 있다면 그것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저와 저희 팀의 생각인 것이죠"라고 전했다. 그는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음악을 접하고 그들과 공유하기를 바라는 열정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기 위해 조윤범은 앞으로도 공연 무대뿐만 아니라 책, 방송, 강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의 말대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느낄 권리가 있"으므로.

(* 이 글은 삼호뮤직 9월 호에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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