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이 '국새 의혹'과 관련해 민홍규 씨(4대 국새제작단장)가 금 1.2kg(320돈)을 횡령한 혐의를 확인하고 민 씨를 2일 재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민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새 제조에 대한 원천 기술을 갖지 않고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민 씨에게 국새 제작을 의뢰한 행정안전부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민 씨는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600g을 가로챘고, 주물 제작 당시 거푸집에 금물을 넣을 때 쓰는 도구인 '물대'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대에는 600g이 포함돼 있다.
민 씨는 남은 금을 갖고 4개의 금도장을 만들었고, 정치인과 프로골퍼에게 선물했고 일반인에게도 1500만 원 안팎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 씨가 지난해 초 롯데백화점에서 전시한 '40억 원 국새'에 대해서도 경찰은 당초 민 씨의 소개 내용과 달리 백금과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황동, 니켈, 인조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기 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원천기술 없다"
특히 민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새 제조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 씨는 국새를 제작하며 금, 은, 주석 등 5개 금속을 합금하는 '오합금'이 전통 국새 제조 방식이라고 설명했으나, 고종 당시 사용되던 국새는 은 재질에 금도금을 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국내에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사업을 추진한 행안부 역시 '국새 제조 전통기술'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민 씨에게 국새 제조를 맡긴 셈이어서 파문은 관계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일단 민 씨에 대해 사기,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추가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