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공기업들이 적자경영 속에서도 지난 4년간 임직원들에게 2700억 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강희용 의원(민주당)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4년간 수십조 원의 부채와 적자 경영에 허덕여 온 서울시 공기업은 해당 기업의 재정상태와 무관하게 매년 수백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매년 12월 31일 결산 기준으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대상 공기업에 대한 등급을 부여받아 해당 자치단체장인 서울시장은 등급별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강희용 의원에 따르면, SH공사는 2009년 말 기준 16조300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지만 당해년도 경영평가 등급이 '우수'라는 이유로 임원들에게 415%, 직원들에겐 265%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도 2009년 기준으로 각각 2374억 원과 214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각각 347억 원과 312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특히 서울메트로의 경우 2등급 수준인 '보통'임에도 지난 4년간 약 1290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서울농수산물공사도 2009년 평가결과 '우수'등급을 받아 임원에게 450%, 직원에게 300%를 지급했다. 이는 지급률 상한률을 꽉 채운 수치다. 강희용 의원은 "서울시의 재정악화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 5대 공기업들이 경영평가 인센티브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시민들의 혈세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이는 도덕적 해이이자 오세훈 시장의 재벌 2세식 부실경영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강희용 의원은 "향후 공기업 부실 경영과 과도한 성과급 지급에 대해 향후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면밀한 진단과 대책을 시의회 차원에서 세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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