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4대강사업위헌·위법심판을위한국민소송단'이 <크리티셰 외콜로기>의 동의를 얻어 언론에 배포한 논문 '4대강 사업이 대한민국 하천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용어상의 문제점'(번역 노시내 박사)을 보면, 라이프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인공 생태계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논문 전문 보기)
▲ 알베르트 라이프 독일 프라이부르그대학 교수. |
그는 생태 복원과 강 살리기에 대한 복원학회와 전문가들의 정의를 소개하며 "한국의 4대강은 한국 정부가 암시하듯 '퇴화, 파괴되거나 생물학적으로 사망'한 강으로 분류될 수 없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4대강은 강의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살린다'거나 '복원한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하천 살리기 사업과 청계천 복원을 비교 분석하며 "청계천 사업은 '복원했다'거나 '살렸다'기 보다는, '새로 디자인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콘크리트 수로에 갇힌 하천을 자연 상태로 되돌린 외국의 복원 사례와 비교할 때, "멀리 한강에서 끌어온 물과 지하철 역사에서 솟아오르는 지하수를 모아 유지 용수로 활용"하는 청계천은 제대로 된 '복원'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4대강 사업을 '복원', '강 살리기'라 부르는 것은 선동 행위"
라이프 교수는 또 "한국의 강 '살리기'란 '파괴 후 재창조'와 동의어인가?"라고 반문한 후, "한국의 이른바 '강 살리기' 사업은 기존의 자연스러운 하천 역학을 인공 수로와 인공 호수로 대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수질을 개선하는 문제는 하천을 운하화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유속이 느려져 수질 오염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금강 일대의 모습. ⓒ이상엽 |
라이프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홍수를 예방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홍수 피해는 강물의 범람 그 자체가 원인이기보다는 홍수 조절 기능을 하던 범람원에 제방, 주거지, 공업 시설이 들어서는 등 강변 토지 이용이 나날이 증가한 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 결과 앞으로 수년간 대홍수가 인간에게 초래할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수터를 확보하기보다는 강 주변에 제방·자전거도로·위락시설 등을 짓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오히려 더 큰 홍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용수를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구간의 도시들은 물 부족을 겪고 있지 않다"며 "정작 물 부족에 시달리는 곳은 섬이나 산간 지역인데,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되는 용수는 이들 지역에 도달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정부는 이런 현실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프 교수는 끝으로 "한국 정부의 이러한 지극히 기술관료적인 조처는 '강 살리기'가 아니며, 이는 현존하는 소중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강을 인공호수나 인공운하로 바꾸는 행위일 뿐"이라며 "(4대강 사업을) '복원'이나 '강 살리기'로 묘사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은 현존하는 하천환경과 생태계를 기본적으로 파괴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여기에 '살리기' 혹은 '복원'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은 국민의 의지를 조종하는 행태이거나 선동 행위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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