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상황은 어땠을까? 다시보기 화면으로 보면 당시 스위스의 마르제라즈가 전방으로 투입한 공은 이호의 발끝에 맞고 굴절되면서 프라이에 연결됐다. 부심은 프라이의 위치를 보고 깃발을 올렸지만 엘리손도 주심은 한국 선수의 발끝에 맞고 마르제라즈에게 연결된 것으로 판단, 경기를 계속 진행시킨 것이다.
"논란의 여지 있지만 판정은 옳았다"
경기를 보도하는 외신들은 프라이의 득점에 대해 대체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주심의 판단이 정확했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로이터>는 '심판에 화가 난 한국 선수들'이라는 제목 아래 "주심은 한국 선수가 뻗은 발을 맞고 나온 공을 보고 경기를 진행했고, 결국 한국의 수비는 한국팀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스포츠전문지 <유로스포츠>는 "당시 프라이의 골이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공은 한국 선수의 다리를 맞고 프라이로 연결됐기 때문에 심판의 판단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안된다"고 단정지었다. <유로스포츠>는 "심판이 선심의 깃발을 무시한 것은 옳았다"고 말했다.
한편 <UPI>는 "다시보기 화면을 보면 한국 선수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며 다소 다른 평가를 내렸다.
이번 판정에 대한 양 국 선수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골을 성공시킨 프라이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그때 나는 한국 선수 누군가에게 맞아서 공이 왔다고 판단했다. 골의 성공확률은 반반이었지만 결국 행운은 우리 편이었다"고 말했다.
<로이터>와 인터뷰를 가진 박지성 선수는 "선심이 깃발 올리는 걸 본 우리는 동작을 멈췄음에도 불구, 주심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나는 왜 선심에게 깃발을 들었는지 그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는 단지 '난 그랬어야 했다'고 답했다. 무능한 선심이다. 난 판정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스위스 승리 확정지은 프라이의 골
<AFP>는 바로 이 스위스팀의 두 번째 득점에 뜨거운 논쟁이 붙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도 바로 이때 스위스는 한국의 희망을 꺾어버렸다고 전했다. <AFP>는 "프라이는 골을 인정한 심판의 판정에 기뻐했다. 분노한 한국 팀 전체가 심판에게 저항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스위스는 이때 자신감을 얻었고 결국 주심의 판정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AP> 역시 "프라이는 결국 추가득점에 성공해 스위스의 승리를 확정지으며 한국의 희망을 끝내버렸다"고 보도하면서 프라이의 골이 경기 주도권 싸움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FIFA 규칙에 따르면 "오프사이드 맞다"
한편 FIFA의 '2006 경기규칙'에 명시된 오프사이드 규칙을 적용해 보면 당시 상황은 오프사이드가 분명해 보인다. 경기규칙에는 '팀원이 보낸 공이 수비수에게 맞은 뒤 공격수에게 전달된 다음 성공시킨 골은 이미 오프사이드'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국내외의 네티즌들은 경기 직후 바로 이 규정을 들이대며 주심의 경기 진행이 명백히 오심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FIFA의 조치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난을 쏟아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를 요약한 FIFA 공식 사이트의 기사에는 "프라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뛰어넘어 골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며 심판 판정과 관련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이렇듯 한국팀의 16강행 여부에 분수령이 되었던 이번 판정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다. 그러나 19일 새벽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이운재 선수의 방어가 골라인 뒤에서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논란이 벌어졌을 때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고 보았던 우리 국민 대다수의 논리를 이번 경기에 적용하면 상황은 어떻게 정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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