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27일 문학계에 부고가 잇따랐다.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씨가 26일,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 씨가 27일 별세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로 유명한 이윤기 씨는 지난 25일 심장마비를 일으켜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27일 오전 9시50분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향년 63세. 이 씨의 장례는 고인의 작업실이 있는 양평에서 수목장을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하얀 헬리콥터'가 입선해 등단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찾기'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학성을 인정 받았다.
번역가로도 이름을 날렸는데,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토머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 그의 손을 거쳐 국내에 소개됐다.
이 씨는 특히 그리스, 로마신화 등 신화 연구에 매진했고,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번역한 것은 물론, 우리 시각으로 재해석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전 3권)는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귀천'의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씨도 하루 앞서 세상과 이별했다. 향년 72세.
193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목 씨는 오빠의 친구였던 천상병 시인과 1972년 결혼해 평생 남편 뒷바라지를 했다. 당시 목 씨는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전기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던 남편을 극진히 보살폈다.
목 씨가 1985년에 인사동에 연 전통찻집인 '귀천'은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1993년 4월 남편 천상병 시인이 간경변으로 별세한 뒤에는 2008년 '천상병기념사업회'를 열어 고인을 추모하는 작업을 해왔다. 지난 4월에는 송경동 시인이 '천상병 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목 씨는 그러나 지난 23일 복막염에 의한 패혈증 증세로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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