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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의 예언? <식객> 한 장면, 4대강 논란과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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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의 예언? <식객> 한 장면, 4대강 논란과 흡사

트위터 통해 급속히 전파…"이미 4대강 사업 논하셨군"

"하천을 반듯하게 고치고 시멘트를 바르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 하천은 원래 생긴대로 꾸불꾸불 물이 흐르면서 흙도 있고 돌도 있고 모래도 있고 풀도 있어야 수질 정화도 하고 다양한 물고기가 많이 살 수 있단 말이야!"

"큰 비가 오기 전에 빨리 공사를 끝내야 하니까 계속해!"

"강바닥을 파려거든 나를 치우고 파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룬 글이 아니다. 2003년 책으로 출판된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의 한 장면이다.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의 불방 사태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재차 여론에 환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 트위터를 통해 재차 화제가 되고 있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의 한 장면. ⓒ허영만

25일 트위터에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의 한 장면이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식객>의 19화 '천렵' 편에 수록된 이 만화엔 등장인물들이 하천 공사를 벌이는 공사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담겨 있다.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대사는 만화의 배경을 4대강 공사가 벌어지는 2010년으로 착각하게 할 정도로 4대강 사업 논란과 흡사하다.

이 만화엔 한 여성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하천 공사를 벌이려는 공사 관계자들을 향해 "선진국들에선 강에 발라놓은 시멘트가 나쁜 걸 깨닫고 걷어내고 있다는 얘기도 못 들어 봤어?", "하천을 반듯하게 고치고 시멘트를 바르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라며 흥분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공사 관계자가 "여름에 물난리가 나면 네가 책임질 거야?"라며 발끈하자, "물난리도 자연의 힘을 거역하니까 생기는 거지!"라며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나온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에게 '홍수 예방'을 들며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정부와 흡사한 대목이다.

만화 속 주인공들이 포클레인을 막아서자 "큰 비가 오기 전에 빨리 공사를 끝내야 하니까 계속해!"라고 외치는 공사 관계자 역시 '우기가 오기 전에 4대강 사업의 공정률을 높여야 한다'던 정부의 모습과 닮았다.

이 만화가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전파되자, 누리꾼들은 "허영만 선생님은 이미 4대강 사업에 대해 논하셨군요. 식객 '강추'"(@blue_Y), "허 선생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군요"(@doax)라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올 김용옥 '4대강 비판 강연'도 화제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도올 김용옥 씨의 강연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차 화제가 되고 있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초청으로 열린 이날 강연은 당시 언론을 통해 소개되긴 했으나, 당시 최대 이슈였던 천안함 사태에 대한 김 씨의 언급 외에 4대강 사업에 관련한 발언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 기사 : 도올 "천안함 침몰 조사 발표 구역질…패잔병들이 당당")

이 자리에서 김 씨는 "대운하 발상이 얼마나 미친 발상인데, 도대체 왜 대운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그러다 국민들 설득이 안 되니까 슬쩍 이름만 바꿔서 나온 것이 4대강 정비 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4대강 사업이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개선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 본류에서 홍수가 나는 일은 없으며, 홍수는 전부 산간지대 지류에서 발생한다. 돈 없고 불쌍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비 오면 둑 터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질 개선을 하려면 지류에서 오염 물질이 내려오는 것을 막아 정수처리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하지 않고, 단속만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걸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자신의 터무니없는 비전을 전 국가의 비전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언론도 죽고, 사람도 죽고, 강도 죽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강연 영상 역시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도올 김용옥의 통렬한 4대강 사업 비판"이라는 평을 받으며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지난 5월 23일 봉은사에서 열린 도올 김용옥 씨의 4대강 사업 관련 강연의 일부분이다. <편집자>

도대체 왜 대운하를 하겠다는 거에요? 지금 부산에서 인천으로 오려면 그냥 바다로 오면 되는데, 몇천 톤짜리 배를 엘리베이터로 올려가지고 터널을 통과해서 인천까지, 서울까지 오겠다는 거에요.

아니 도대체 이런 발상이 얼마나 미친 발상인데, 그 발상을 계속 밀어붙였잖아요. 그러다 국민 설득이 안 되니까 슬쩍 바꿔서 '4대강 정비 사업'. 아니 지금 미쳤어요? 국민 세금 몇십조 원을 강바닥에 퍼붓는다니 이런 미친 짓이 있냐, 이 말이야.

국민 여러분이 아셔야 될 것은 우리나라 강은 정비가 잘 된 강입니다. 본류에서 홍수가 나거나 그런 일이 없어요. 홍수는 전부 산간지대 지류에서 나요. 돈 없고 불쌍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비오면 둑 터지고 그런 거에요. 대도시의 침수 지형 이런 게 문제지, 강바닥의 본류가 왜 문제야?

수질 개선을 하려면 지류에서 오염 물질 내려오는 것을 국가에서 돈 내서 정수처리 공장을 만들고, 중소기업이 그런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줘야지. 그런 것은 하나도 하지 않고, 그냥 구청에서 나와서 단속만 한다고 하고. 중소기업, 공장하는 사람, 돼지 키우고 소 키우는 사람들, 이 사람들한테 정수처리 해줘야 하는 것 아니에요. 작은 정수시설이라도 만들어서 그렇게 해줘야 하는데, 똥물을 다 받아서 가두고, 유속을 낮추면 모든 강이 다 썩습니다. 이건 보가 아니라 댐이여, 댐. 돈을 많이 들여야 하니까요.

댐을 짓게 되면 수위가 높아져 모세혈관 현상에 의해 뽀송뽀송하게 살던 집들이 다 침수가 된단 말입니다. 어떤 지역은 가물게 되고, 또 어떤 지역은 침수가 되고. 국토 전반에 문제가 생길 판인데, 이렇게 형편없이 국토 망치는 일을 하고 있는 거에요. 강 본류에 물이 잘 흘러야 홍수 방지가 되지, 다 댐으로 막으니까 물난리가 나는 거야.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 눈먼 돈이 많이 돌아다니까 이런 일을 하는 게 뻔한데. 토목 공사엔 눈먼 돈이 많아요. 최소한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은 비즈니스맨이었잖아요. 비즈니스맨이면 타협도 할 줄 알고, 퇴로도 남겨두고, 협상도 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긍정적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지금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어요. 자신의 터무니없는 비전을 전 국가의 비전으로 만들어 모든 국민에게 강요하고, 따르라고 하고. 그리고 모든 것을 죽여 가잖아. 언론도 죽이고, 4대강도 죽이고, 우리의 삶도 죽이고, 정보부 데려다 죽이고, 검찰로 해서 죽이고, 북한 놈들도 쓸어버리고, 다 죽이자는 거에요, 지금.

어떻게 우리가 21세기 이 시점에서, 이 개명한 시대에 이런 죽음의 정치를 맛보고 있냐는 말입니다. 이 사람은 우리가 뽑았어요. 안 뽑았다고 하면 안 돼. 우리가 뽑은 것이고, 거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돼요. 후~통렬한 반성. 나는 그렇다고 해서 노무현 씨를 존경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 사람도, 내가 새만금 가서 날 죽여라, 이러면서 혼자 데모하는데 깔아뭉갠 사람이야. 왜 도대체 새만금을 막았어. 새만금만 안 막고 그걸 텄어도 4대강 사업은 못했어요. 노무현 씨, 처절하게 반성해야 할 사람이야. 무덤에 가서도 반성해야 돼. 왜 자기가 나서서 FTA를 먼저 한다고 했냐는 말이에요.

결국 이 땅의 순결한 진보세력에게 기회를 주었던 것은 우리 국민이에요. 노무현 씨가 대통령 되기 직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 대통령 되기 어렵다고 했어요. 그런데 됐어요. 우리 국민은 아주 정의로운, 정당한 선택을 한 거야. 노무현 씨는 자신의 비전은 바르게 있던 사람인데,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놀랍고 위대한 신념이 있었던 사람인데, 결국 그 신념을 스스로 배반했어요. 진보세력을 근본적으로 이 땅에서 무산시켰어요. 그래서 이렇게 반동으로 돌게 된 거에요.

문제는 이 땅의 지도 세력들입니다. 한심하다 이거야. 무슨 얘기냐면 노무현 시대에 정치한다고 깝죽거린 사람들 다 형편없다고, 빨갱이들 불안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 다 잘라 버린거야. "보수 세력은 근사하게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고 장이라고 앉혀놓으면 폼 나는 사람들 아니냐". 또 혹자는 "보수 세력이 정치하면 노무현처럼 경박하게 말 안 하고 정치가 잘 돌아갈 것 아니냐." 이렇게 말해요. 니미, 정치가 잘 돌아가긴.

진보가 잘못됐다고 하다면, 그래도 보수가 뭔가를 보여줬어야지. 보수는 더 형편없더라고. 과거 이승만부터 내려오던 보수의 물줄기들이 그래도 근사한 놈들 있지 않냐, 신익희, 조병옥, 이런 얼굴 보면 근사한 사람. 근데 다 시원찮은 사람이지. 이승만 얼굴 봐라, 근사하지 않냐? 또 근사한 사람 나올 줄 알았지. 근사한 사람이 어딨어, 도대체.

문제는 진보도 형편이 없었고. 그래서 국민들이 실망감에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근데 보수는 더 형편없었고. 세계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면, 진보와 보수에게 우리 국민이 다 기회를 줬는데 결국 국민들의 허탈감, 비관, 자괴감만 남았어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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