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의 각 주체가 사회적 대화 체제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그 운용에 대한 기본방침을 정립하지 못한 채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주장과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노사정위원회를 3년3개월 간 이끌어온 김금수 위원장은 20일 퇴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위가 오랜 시간 동안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판을 깨려 들거나 바깥으로 뛰쳐 나가기도 한다. 상황변화에 따라 대화틀을 축소하려 시도하거나 기능을 위축시키려 한다"고도 덧붙였다.
요컨대 노·사·정 3주체가 대화와 타협의 정신에 따라 각종 노동현안을 풀기 위한 장으로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하기보다는 각자의 이익을 관철하는 투쟁의 장으로만 노사정위원회를 인식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에서 일했고 노동관련 연구소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노동계와 깊은 관계를 맺어 온 김 위원장은 특히 노동계에 대해 더욱 아쉬운 소회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을 겨냥해 "저출산·고령화 연석회의는 참석하면서 노사정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나, 똑같은 사안을 두고 어떤 때는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면서, 또 다른 때는 별다른 잡음 없이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복귀하기로 결정하는 조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초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난투극이 벌어졌을 때와 지난해 7월 김대환 당시 노동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한국노총마저 노사정위를 탈퇴했을 때를 노사정위 위원장으로 재직해 온 기간 중 가장 괴로웠던 시기로 꼽았다.
한편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고 정식 퇴임한 김금수 위원장의 뒤를 이어 조성준 전 민주당 의원이 신임 노사정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의원은 한국노총 정책실장을 거쳐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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