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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앞날이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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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앞날이 암울하다

[김영호의 사자후]<26>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파묻힌 방송인들

이명박 정권의 방송기자, PD의 학살이 멈출 줄 모른다. 보름 전에도 MBC에서 비판적인 논설위원 2명이 엉뚱한 자리로 쫓겨났다. 집권중반을 넘어 섰지만 사장부터 말단 기자, PD까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파면, 해고, 정직, 감봉, 좌천, 체포, 구속이 불법상태에서 끝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무수한 방송인의 주검을 짓밟고 방송장악의 음모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방송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반면에 친정권 인사들은 방송장악의 선봉에서 망나니의 칼춤을 추며 출세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권에 포획된 방송은 진실을 뒤로 감추고 거짓을 앞세워 정권홍보의 나팔을 불어댄다.

지난 정권이 임명했다고 해서 방송사 사장, 이사를 강제로 쫓아냈다. 관제사장을 반대한다고 해서 방송사마다 기자, PD들을 무더기로 자르거나 좌천시켰다. 언론악법을 반대하다고해서 단식중인 언론노조 위원장을 잡아서 족쇄를 채웠다.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PD들을 긴급체포해서 재판에 넘겼다. 가시 돋친 촌평을 했다고 해서 앵커의 마이크를 뺏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연예인 등 방송출연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방송독립과 언론자유를 말한다는 구실로 얼마나 많은 방송인들이 방송장악의 무덤의 파묻힐지 모를 일이다.

KBS, YTN, MBC에서 해고, 정직, 감봉, 구속…

KBS에서는 임기가 남은 사장을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워 쫓아냈다. 그것도 언론사상 볼 수 없는 경찰력까지 동원하는 치욕적 작태를 저지르면서 말이다. 법원이 그의 누명을 벗겨주고 해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그의 자리는 이미 낙하산 사장으로 채워져 돌아갈 길이 막혔다. 친여 이사의 수자를 늘리려고 교수 출신 이사도 잘랐지만 그의 해임 또한 무효라는 판결이 났다. 이 모두 낙하산 사장을 심기 위한 불법적 음모의 일환이다. 양심적인 기자, PD들이 맞서 싸웠지만 돌아온 것은 보복의 칼날뿐이었다. 파면 2명, 해임 1명, 정직, 감봉 5명에 뒤이어 지방좌천이 뒤따랐다.

YTN 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며 무려 259일 동안이나 싸웠다. 여기서도 서슬 퍼런 보복의 칼날을 휘둘렀다. 6명을 자르고 5명을 지방으로 쫓아낸 것이다. 법원은 해고무효 판결을 내렸다. 판결취지는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만큼 해고조치는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라는 내용이다. 공정방송을 위한 정당한 행동이라는 판결이다. 법원은 지방발령에 대해서도 인사철회를 결정했다. 그러나 해고자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복직을 막으려고 질 게 뻔한데도 판결에 불복해 상급심으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

MBC는 수난시대를 살고 있다. 정치성향이 분명하지 않다고 사장의 옷을 벗겼다.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을 다루었다고 제작진을 긴급체포하고 문초한 다음 재판에 넘겼다. 그것도 모자라 언론인의 생명 같은 취재원본을 내놓으라고 옥죄고 있다. 취재원을 밝히라는 노골적인 언론탄압이다. 토론 진행자와 뉴스 앵커의 논평이 귀에 거슬린다고 내려 앉혔고 노조원 앵커들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갈아치웠다. 최근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논설위원들이 관제사장을 반대하는 노조파업에 동조하고 논평이 비판적이라고 해서 화면 뒤편으로 내쫓았다.

진주 MBC 대량 학살…파업 이후 KBS에서도?

'큰집'에서 '조인트'가 까졌다는 관제사장의 입성을 반대해 39일간의 파업을 결행한 노조에게 무자비한 칼질이 행해졌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이 그를 '좌파 청소부'라고 지칭했듯이 정권의 청부를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이다. 파업에 참여했다고 해서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고 무더기 살상을 자행한 것이다.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해고 2명, 정직, 감봉, 구두경고 등 모두 41명이 처벌 받은 것이다. 지역 MBC 62명을 포함하면 103명이나 된다. 최근에는 지역통합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진주MBC에서 징계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해고 3명. 정직 7명, 재택대기 3명 등 14명이 징계 받았다. 진주지부 노조원이 모두 65명이니 그야말로 대량학살이다.

KBS에서는 2개의 노조가 있다. 기업별노조인 KBS노동조합과 산업별노조인 언론노조 KBS지부가 그것이다. 언론노조 KBS지부는 특보사장이 입성한 이후 PD와 기자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노조이다. 이 새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한 달이나 파업을 벌였다. 그 사이 고등법원도 새 노조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사용자측에 성실한 교섭에 임하도록 판결을 내렸지만 파행은 계속됐다. 뒤늦게 타협의 가닥을 찾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공정방송을 둘러싼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력이 크기 때문에 미봉의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KBS가 또 다시 징계파동에 휩싸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명박 정권이 유독 방송장악에 혈안인 이유는?

1980년 전두환 일당이 정권찬탈을 목적으로 언론인 800여명을 강제해직하고 취직금지까지 시켰다. 비판적인 언론인을 정권찬탈의 장애물로 여겨 사회에서 격리까지 시킨 것이다. 신군부는 총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의 귀와 입을 틀어막는 언론장악에 성공한 다음 촌지를 뿌리는 매수작전을 폈다. 신군부 이후 최대의 언론인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방송장악에만 매진하고 있다. 비판적인 방송기자, PD에게 족쇄를 채우고 연예인, 시사평론가 등 쓴 소리를 내는 출연자에게 금족령을 내리는 것이 그것이다.

이 정권이 유독 방송장악에만 혈안인 것은 종합편성채널을 미끼로 신문시장을 지배하는 친여신문 조·중·동을 이미 포섭했기 때문이다. 여론독점-여론조작을 통한 장기집권을 획책하려고 방송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악법을 불법상태에서 강제시행하며 친여신문에게 방송사업 진출을 허용해 확실한 친여방송을 만들려는 술책이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방송인을 희생의 제물로 삼을지 방송환경의 앞날이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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