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끼> |
<이끼>가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전체 박스오피스는 오히려 매우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관객들이 <이끼>에만 몰렸다는 얘기다. <이끼> 외에 박스오피스에 든 새로운 개봉작은 한 편도 없으며, 2위로 한 계단 내려선 <이클립스>는 주말관객수 40만 명을 기록하면서 전주에 비해 50%에 이르는 큰 낙폭을 보였다. <포화속으로>와 <나잇 & 데이>가 근소한 차이로 각각 4위와 5위에 랭크된 것 외에, 순위에 따른 작품별 주말관객수의 격차도 큰 편이다. 개봉 7주차 여전히 7위를 차지하고 있는 <방자전>도 정작 주말관객수는 겨우 1만 명을 조금 넘겼고, 누적관객수도 이제야 겨우 300만 명을 넘겼을 정도다. 전주 10위였던 <맨발의 꿈>의 주말 전국관객수가 그래도 2만 명을 넘겼던 것을 생각해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맨발의 꿈>은 지난 주말 관객수는 8천 명대로 뚝 떨어졌으나 박스오피스 순위는 오히려 8위로 올라갔다.
순위에 없는 영화 중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은 개봉 3주차에 간신히 누적관객수 7,300여 명을 돌파했다. 영화제 수상작 프리미엄을 얻는 영화가 거의 없는데다 러닝타임도 길고 심지어 흑백영화니 만큼, 이런 숫자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것이 전국에서 단 2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돼 거둔 성적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그래도 <하얀 리본> 같은 영화가 전국에서 단 2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도 놀랍고, 그렇게 단 두 곳에서 3주에 걸쳐 간신히 7천 명의 관객이 봤다는 사실도 놀랍다. 827개 스크린에서 3일만에 거둔 85만 명과 2개 스크린에서 3주만에 거둔 7천 3백 명의 성적. 무의미하기 짝이 없는 단순비교이지만, 그래도 '극과 극'의 차이가 너무나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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