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건설 임시도로가 제방 역할"
<KBS>는 16일 9시 뉴스를 통해 경남 함안군 함안보 공사 현장 인근의 농경지 침수 원인에 대해 "주민들은 강 한 가운데 있는 준설현장을 연결하는 임시도로가 물길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조현기 함안보 피해대책위원장은 "물이 지류를 통해 빠져나가야 하는데 임시도로가 제방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또 "강물이 넘쳐 공사장이 물에 잠기더라도 견딜 수 있는 공법으로 설계됐다고는 하지만, 공사장 내부 흙과 모래의 유실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아직도 낙동강 주변에 쌓여 있는 준설토는 36만㎥, 25톤 트럭 2만여 대분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유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17일 해명자료를 통해 "침수된 지역은 함안보와 4~5.5km 떨어진 저지대로서 임시도로가 물길을 막아 제방역할을 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면서 "고수부지에 설치된 공사용 임시도로는 설계당시부터 수위가 상승할 경우 잠기도록 설계돼 있어 유수 소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토해양부는 또 준설토 유실 우려에 대해서도 "고수부지에 적치되었다는 36만㎥에 대해서는 수위변동 상황에 따라 전량 반출해 유수 유통에 지장 없도록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실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침수 전(7월 11일, 위)의 합천보 공사 현장과 침수 된(7월 17일, 아래) 현장. ⓒ4대강범대위 |
"집중호우 직전까지 공사"
그러나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임시도로가 물에 잠기게 설계됐다 하더라도 임시도로로 인해 갑자기 불어나는 물의 흐름까지 철저하게 계산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보 건설 현장이 침수되면서 가물막이 제방 및 보 구조물의 물 흐름 방해로 인한 인근 침수 피해 및 수질 오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장 모니터링 중인 '4대강 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합천보는 17일 오전 6시30분, 함안보는 오전 11시경 가물막이 공사장 안의 침수위를 넘어 범람하기 시작해 순식간에 공사현장이 모두 잠기고 말았다"며 "제대로 철거하지 못한 공사 장비들과 폐기물들이 하류로 떠내려가고 있으며, 일부 공사 구간은 붕괴돼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4대강 범대위는 특히 "합천보의 경우 철재자재와 토사로 만든 가물막이가 강 절반을 9m 높이로 막고 있어 인근 지역이 범람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미처 철거하지 못한 가물막이 구조물들은 강물의 흐름을 가로 막고 있어 주변지역에 대한 침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가물막이는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시 침수되는 것을 감안해 설계됐고, 공사장 내부는 가물막이로 인해 외측으로 흙과 모래의 유실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흙과 모래가 공사장 내로 쌓을 수 있다"면서 "공정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래 물에 잠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짰다는 것이다.
문제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침수 상황을 충분히 대비했느냐는 것이다. 4대강 범대위는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우기 중에도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라며 "보 공사 현장이 침수되기 전까지 공사장 인부들은 현장 장비와 자재들을 급하게 옮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범대위가 촬영한 화면에 따르면 공사 현장의 크레인 구조물이 그대로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함안보 현장의 침수된 크레인 구조물. ⓒ4대강범대위 |
▲ 함안보 현장. ⓒ4대강범대위 |
4대강 범대위는 "기상청의 장마 예보로 단기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4대강 공사현장은 결국 물난리가 나고 말았다. 부실하고 졸속한 공사 강행으로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산도 낭비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4대강 사업 현장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수해 피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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