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은 루마니아 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 감독의 <더 콘서트>. 볼쇼이 극장의 오케스트라가 파리에서 공연초청을 받자, 과거 촉망받는 지휘자였던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가 과거 음악 동료들을 모아 가짜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대신 연주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의 국민배우인 알렉세이 구스코프와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에서 두각을 나타낸 멜라니 로랑이 주연을 맡았다. 라두 미하일레아누 감독은 <트레인 오브 라이프>, <리브 앤 비컴> 등으로 베니스와 베를린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더 콘서트>는 미하일레아누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더 콘서트> 중 한 장면 |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에 출품된 영화는 모두 8편. 이 가운데 <브라보! 재즈 라이프>와 <어이그, 저 귓것> 등 두 편의 우리 영화가 포함돼 있다. <브라보! 재즈 라이프>는 50년대 이후 주한미군 부대에서 재즈를 연주했던 재즈 1세대에 대한 기록이라 더욱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극영화를 선보이는 '시네 심포니' 섹션과 다큐멘터리들을 모은 '뮤직 인 사이트' 섹션도 제천영화제의 자랑거리. <러뷰 액츄얼리>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락앤롤 보트>,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울리 에델 감독의 <엘렉트로 게토, 부시도 이야기> 등 유명 감독들의 신작들이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롤링 스톤즈, 투츠 틸레망, 글렌 굴드, 존 바에즈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들도 음악팬 및 영화팬들을 고루 흥분시킬 만한 작품들이다. '주제와 변주' 섹션 역시 '명예의 전당'이라는 주제로 도어즈, 엘튼 존, 존 레논과 오노 요코, 핑크 플로이드, 그리고 퀸과 U2 등 '이름만 들어도 배부른' 뮤지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들로 모아놨다.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섹션은 현재 한국의 뮤지션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그들이 배우로 출연한 극영화, 그리고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하모니>, <요술> 같은 기개봉작들을 비롯해 윤도현 밴드와 그들의 투어 여정을 좇는 <플라잉 버터플라이>, 부산에서 활동해온 록밴드 '나비맛'의 이야기를 담은 <나비맛 비스킷> 등을 상영한다. 역시 실제 뮤지션들이 출연한 극영화 <기타가 웃는다>와, 콜트콜텍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의 투쟁과 여기에 연대한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을 담은 <기타 이야기>가 나란히 상영되는 것도 흥미롭다.
제천영화제가 자랑하는 음악공연의 주인공들도 다채로운 이름을 자랑한다. '원 썸머 나잇' 섹션에서 공연을 하게 될 뮤지션들에는 김수철, 이문세, 양희은과 이병우처럼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이들부터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장기하와 얼굴들, 슈프림팀, 하우스룰즈 등 젊은 뮤지션들이 대거 포함됐다. 상영작들에 직접 출연한 뮤지션들의 영화와 이들의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올해 제천영화제가 마련한 '제천 라이브 초이스' 섹션의 재미다. <나쁘지 않아>에 출연한 국카스텐, <나비맛 비스킷>의 주인공인 밴드 나비맛, <에일리언 밴드>의 주연 이상미,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타바코 쥬스의 공연이 마련돼 있다.
한편 올해 제천영화특별상의 수상자는 '작은거인' 김수철이 선정돼, 그가 음악을 담당했던 영화 세 편을 특별전의 형식으로 상영한다.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최근 작고한 고 곽지균 감독의 <두 여자의 집>, 그리고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가 그 작품들. 영화 자체의 명성과 함께 영화음악도 길이 회자되는 작품들이다.
한여름의 더위를 음악과 영화로 달래줄 올해 제천영화제는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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