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할 수 있다. 김종익 사찰과 박연차 세무조사가 놀랄만치 겹친다는 사실만은 언론 보도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다.
시점이 겹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씨를 사찰하기 시작한 건 2008년 9월이었다. 국세청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지 두 달 후에 사찰에 들어간 것이다.
내용이 겹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씨를 사찰하면서 주되게 캐물은 항목은 '노무현'과 '촛불'이었다. 그가 노사모 회원인지, 그가 촛불집회 자금을 댔는지가 주된 조사 항목이었다. 박연차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다.
두 기관 모두 촛불집회 직후 '노무현 관련 인물'을 대상으로 자금의 흐름을 파악한 것이다. 과연 이것이 우연일까?
참고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5월말에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촛불집회에 대해 보고하자 이 대통령이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조선일보'가 당시 보도한 내용이다. 이 또한 우연일까? 이명박 대통령 지시 따로, 김종익 사찰 따로, 박연차 세무조사 따로였을까?
겹치는 게 하나 더 있다. 보고라인이다. 두 기관 모두 공식 보고라인을 타지 않았다. 국세청은 박연차 세무조사 결과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또한 총리실이나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이영호 비서관에게 따로 보고했다.
물론 다르다. 국세청의 직보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지만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 대상은 이영호 비서관에 그쳐있다. 그래서 차원이 같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활동' 만은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가 지난 3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이 공직사회와 갈등을 빚어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대통령에게도 여러 차례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가 "공직사회에는 적당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고 포항 라인이 그런 역할을 해온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평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검찰이 밝힐 내용들이다.
▲ 김종익 씨 사찰과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세무조사의 겹치는 세가지 지점. 우연일까?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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