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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틀 제왕' 오지 오스본,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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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틀 제왕' 오지 오스본, 컴백!

[화제의 음반] 오지 오스본, 오아시스, 스톤 템플 파일럿츠

지난 16일 영국 언론 <스카이 뉴스>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소재 생명공학회사 크놈(Knome)이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게놈 지도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 40여 년 동안 '록의 대부'로 군림하며 과음과 약물 복용 등으로 몸을 망쳐왔음에도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오지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전성기 시절 하루에 코냑 4병을 들이키는 등 방탕한 생활을 한 오지는 스스로 "40살까지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왔고 지금의 자신은 "의학적 기적"이라고 했다고 <스카이 뉴스>는 전했다. 오지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유전병을 앓고 있고, 2003년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목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 오지 오스본 [Scream]. ⓒ소니뮤직코리아
1948년 생으로 올해 겨울이면 만 62세가 될 오지가 단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화재가 되는 것은 아닐 터. 그의 건재함은 2007년 [블랙 레인(Black Rain)]에 이어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스크림(Screa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크림]은 발매 첫 주 미국에서 약 8만 장을 팔아치워 빌보드차트 4위에 오르며 에미넴의 신작과 '맞장'을 뜨는 기염을 토했다.

[스크림]에 수록된 곡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건재하다는 말을 뒤집으면 식상하다는 느낌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오지에게 '더 이상'을 바라지 않는 팬에게 특유의 쥐어짠 보컬과 여전히 헤비한 곡의 전개는 그의 영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Life Won't Wait>와 같이 말랑말랑한 곡들이 중간 중간 끼어들어 듣는 재미도 더한다.

토니 아이오미, 랜디 로즈 등 명 기타리스트와 함께 해온 오지는 오랜 동료였던 잭 와일드와 결별하고 그리스 출신의 거스 지(Gus G)와 손을 잡았다. 음악 잡지 <롤링 스톤>은 앨범에 대해 "오지가 자신을 신에 비교한 <Diggin' Me Down>과 <Crucify>등에서 삶의 흔적을 보여줬지만 제작자 케빈 처코는 (거스 지의) 리프를 전형적인 '액티브 록'처럼 보이게 한 것이 아쉽다"고 평하며 별 5개 만점에 3개를 부여했다.

▲ 늙어도 변함 없다. ⓒ소니뮤직코리아

노장의 오늘

노장은 죽는다. 부활하기도 한다. 90년대 얼터너티브 폭발과 브릿 팝 열풍의 한가운데 섰던 오아시스(Oasis)와 스톤 템플 파일럿츠(Stone Temple Pilots)가 나란히 신작을 발표했다. 오아시스는 죽었고, 스톤 템플 파일럿츠는 부활해 돌아왔다.

▲오아시스 [Time Files… 1994-2009] ⓒ소니뮤직코리아
오아시스 [Time Files... 1994-2009]

오아시스는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영화만이 남은 쇠락한 도시 맨체스터에서 그들은 영국 음악의 영화를 상징했던 로큰롤을 들고 90년대에 홀연히 나타났다. 당시 맨체스터는 클럽 하시엔다와 약물로 대표되던 '매드채스터 사운드'의 발원지였다. 시대와 지역을 거슬러버린 그들의 음악은, 그러나 새 시대를 낳으며 '제2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완성했다.

[Time Files... 1994-2009]는 그들의 해체 후 기다렸다는 듯 발매된 모음집(Compilation)이다. 그들의 히트싱글은 죄다 모였으나, 역설적으로 히트곡이 너무 많기에 휑하다. 이들의 베스트앨범은 이미 지난 2006년 [Stop The Clocks]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적도 있다. 이 음반을 긍정적인 눈길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어느덧 노장의 길로 접어들며 팬들은 그들이 더 오래 무대에 남아, 더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주길 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룹이 가십난을 장식하며 떠오른 촉발제였던 형제 간 불화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리암 갤러거(보컬, Liam Gallagher)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오아시스 해체는 여태껏 내가 한 최고의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들의 허황된 해체를 팬들은 여전히 원하지 않는 듯보인다. 이 앨범은 (당연하게도) 영국 차트 1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6월 셋째 주 현재 가온차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영국인의 총에 조국인이 흘린 피를 기억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위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로큰롤 슈퍼스타의 묘비명은 마지막까지 화려함을 남기는 중이다.

아! 이 앨범에 <Whatever> 수록돼 있다. 음반의 소장가치까지 고려하지 않는 팬이라면, 중고싱글을 구하기 위해 수만 원을 쓰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스톤 템플 파일럿츠 [Stone Temple Pilots] ⓒ워너뮤직코리아
스톤 템플 파일럿츠 [Stone Temple Pilots]

90년대는 누가 뭐래도 록의 시대였다. 폭발을 이끈 건 미국 서북부 도시 시애틀. 니르바나와 펄잼, 사운드가든, 앨리스 인 체인스, 머드허니, 스크리밍 트리즈가 모두 이 도시에서 쏟아져나왔다.

'시애틀' 출신은 언론이 만들어낸 이 '얼터너티브 열풍'의 성골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었다. 이 시대의 예술성을 가장 극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되는 스매싱 펌킨스는 커트 코베인의 사망 후에야 대관을 물려받았다. 스톤 템플 파일럿츠? 샌디에이고 놈들이었고, 에디 베더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약물 중독자(스콧 웨일랜드)가 있는 그저그런 '원 히트 원더(반짝 스타)'에 그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들은 육중한 리프(반복음)와 서정적 멜로디, 찰진 리듬감을 바탕으로 뚜렷이 각인되는 음악을 만들 줄 아는 재능있는 자들이었다. 대중들은 처음부터 이들의 히트싱글에 환호했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던 평단도 끝내 이들의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약물을 이기지 못하고 해체했던 이 과거의 거물들은, 해체 7년 만에 재결합해 셀프 타이틀의 신보를 내놨다. 건스 앤 로지즈 잔여 멤버들과 어울리던 스콧 웨일랜드는 딘 딜레오, 로버트 딜레오, 에릭 크레츠의 오리지널 멤버와 다시 뭉쳤다. 발매와 동시에 [Stone Temple Pilots]는 빌보트 앨범차트 2위, 모던록차트 1위에 올랐다.

앨범은 미끈하다. 이들의 개성이 본격적으로 두드러졌던 세 번째 앨범 [Tiny Music... 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과 육중함을 자랑했던 [No. 4] 사이에서 12개의 수록곡이 숨가쁘게 질주한다.

이들의 신보가 젊은 음악팬들까지 껴안을 수 있으리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이들도 이제 과거를 먹고 사는 노장이 돼 버렸다. 90년대, 록이 다시금 세계를 지배했을 때 말이다. 젊은이는 이렇게, 좌충우돌하며 나이를 먹어간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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