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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저희만의 리듬을 찾고 있어요" 국립발레단 이동훈, 장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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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저희만의 리듬을 찾고 있어요" 국립발레단 이동훈, 장우정

[人 스테이지] 롤랑프티의 밤, '젊은이와 죽음'의 두 주역

파리 오페라 발레단, 라스칼라 발레단의 레파토리 '롤랑프티의 밤'을 국립발레단의 무대로 7월 중순 국내 관객들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젊은이와 죽음'은 '롤랑프티의 밤'의 세 작품 중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롤랑프티에 의해 1946년 초연됐고, 스무 살 남짓한 나이였던 그는 이 작품으로 천재성을 인정받게 됐다. 영화 '백야'의 초반 신으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남녀, 단 두 무용수의 무대에서의 역량으로만 20분 동안 진행된다. '젊은이와 죽음'에서 최상의 호흡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두 무용수, 이동훈과 장우정을 만나봤다.

▲ ⓒ프레시안

이동훈과 장우정은 안무 클래스를 마친 후 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되는 클래스는 분명 고된 일임에도 그들은 활기 띤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들 특유의 경쾌한 발랄함은 방 한 가득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줬다.

- 롤랑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의 주역을 맡게 된 소감은?
최고의 무용수 바리시니코프가 연기했던 작품이라 처음에는 부담도 됐어요.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저한텐 아직 아닌가란 생각도 했었죠. 작품이 심오한 반면, 저는 웃는 상에다 애기 같단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을 하다 보니 저 나름대로의 또 다른 느낌을 살려 저만의 최고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이동훈). 이렇게 큰 작품에서 독보적으로 단둘이 하는 무대는 처음이에요. '지젤'에서 미르타 역을 맡았을 때의 솔로무대가 떠올라요. 그 때도 무지 떨렸지만 지금도 그 정도로 떨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그때 보다는 나이가 들었으니 더 잘해야 겠죠?(웃음).

▲ ⓒ프레시안
- '젊은이와 죽음'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미르타 역도 죽음의 여왕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젊은이와 죽음'에서의 죽음 역과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이 달라요. '지젤'에서는 정해진 동작으로 냉정함 등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요. 과한 표정과 액션을 절제하고, 눈빛으로만 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죠. '지젤'과 같은 클래식 발레와 또 다른 느낌이에요. 내면 연기가 관건이죠. 따라서 둘이 계속 쳐다보고 호흡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그래야 작품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죠. 친한 선후배 사이라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점점 잘 다듬어지고, 많이 좋아졌어요. (장우정)

-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은 없나?
어려운 동작도 많고, 무엇보다 두 무용수가 20분 동안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특히 테이블 위에서 하는 동작들은 바닥과 느낌이 틀려서 더욱 어렵죠. (이동훈) 그런데 그 동작을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웃음. (장우정) 안무가님께서 그동안 음악 없이 동작만 가르치셨어요. 이 작품 자체가 안무를 먼저하고 나중에 음악을 받았대요. 그동안 저도 모르게 음악에 의존했던 경향이 있었나 봐요. 정말 내 손끝과 발끝, 이 모든 것에 집중을 해야 하는 거예요. 이 작업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안무가님께서 항상 말씀하세요. 오케스트라 등 환경은 늘 조금씩 틀려질 수 있다. 너희의 것에 집중하고, 너희의 것을 찾으라고요. 이게 아직은 생소하고 어려워요. 20년 가까이 무용을 해도 작품 할 때마다 배우는 게 많아요. 제 스스로가 성숙할 수 있는 내면연기를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몸의 느낌에 집중하고 있어요. (장우정)

▲ ⓒ프레시안
- 둘의 호흡은 어떤가?

끝내주죠!(웃음) 선배는 탁월한 체격조건을 갖춘 발레리나에요. 이번 작품 함께해서 영광이에요. 가끔 감정몰입이 힘들 때가 있는데 누나가 집중할 수 있게 해주니까 고마워요. 이 작품은 눈을 보고 호흡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누나와 눈을 마주칠 때면 순간 집중하게 돼요(이동훈). 처음에 동훈에에게는 깊이감이 잘 안 나온다고 제가 잔소리도 했었어요. 그런데 동훈이가 그걸 좋게 생각해줬고, 지금은 오히려 저를 리드할 정도로 작품에 깊이 몰입하고 있어요. 이 작품이 동훈이와 저에게 더 발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 분들께 한 말씀
오래된 작품이라 지루할 수도 있지만 워낙 명작이라… 무대 위를 책임지는 것은 무용수라잖아요. 무용수들의 집중도가 높아 질 때, 관객도 함께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보러와 주세요(이동훈). 이번 작품이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에 비해 심오하고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의 멋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 믿어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저희의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장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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