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지난 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폭로된 이후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해당 공무원을 대기발령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당 공무원을 대기발령시킨 것에 대해 총리실 측은 "사실관계 조사를 위한 것이지 징계는 아니다"며 민간인 불법사찰 자체를 시인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을 감찰하는 공직윤리지원관이 엉뚱하게 민간인을 사찰하는 권력 남용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보고라인을 무시하고 비선을 통해 업무를 해왔다는 사실까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은 정부 부처내 포항·영일 출신 공무원 모임인 '영포회' 회원이며, 같은 영포회 회원인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모든 활동을 직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영포회 아닌 공무원은 서러워 살겠냐"
야당들은 며칠째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 문제를 향후 국회에서 핵심 이슈로 다룰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간인 사찰의 핵심인 공직윤리지원관이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공식 보고라인을 무시하고 같은 포항 출신의 친분이 있는 비서관에게 보고했다"며 "이것은 심각한 문제로 국정문란, 국기문란이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영포회에 소속되지 않은 공무원은 서러워서 살 수 있겠냐"며 "총리실에서 민간인 사찰 지시하라고 한 것도 문제이고, 민간 사찰의 핵심인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공식 보고를 하지 않고 무시한 채 포항 출신끼리 왔다갔다했다고 하면 이게 무슨 주식회사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이런 문제를 대통령이 잘 정리해줘야 임기 후반기에 성공적으로 국정을 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환수 연기, 국회 동의 받아야"
박 원내대표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시작전권 환수를 3년 7개월 연기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상임위에서 논의는 고사하고 단 한 마디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주까지 국회 운영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질문을 했는데 청와대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청와대에서 야당 원내대표, 야당 당대표에게 한마디도 사전에 귀뜸을 안 하냐. 이게 소통이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 문제는) 당연히 국회에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는 국회대로 따져보고, 법적 문제가 있으면 법적 대응도 하고 여러 가지 공론화 문제를 짚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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