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비용 놓고 汎삼성가 '집안 싸움'

신세계와 CJ 보유 주식 매각 비용에서 상장 비용 공제

삼성생명 상장 비용을 놓고, 범(汎) 삼성가에서 분쟁이 생겼다.

신세계와 CJ는 22일 "삼성생명이 주식상장으로 들어올 자금 중 73억 원을 상장비용으로 떼고 지급했다"며 "이에 대해 문제제기했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653억 원의 상장 비용 가운데 508억 원만 삼성생명이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을 절반씩 신세계와 CJ에게 각각 할당했다는 것.

삼성생명은 지난 5월 신주 발행 없이 채권단, 신세계, CJ 등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4400만주를 구주 매출방식을 통해 증시에 상장했다. 신세계와 CJ는 각각 500만주씩을 공모가 11만 원에 매각해 총 5500억 원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입금된 금액은 73억 원이 공제된 5427억 원. 분쟁의 발단이었다.

이재현 CJ 그룹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손이며,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병철 창업주의 삼남)의 여동생이다. CJ와 신세계는 모두 삼성 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으나, 분리 이전에 형성된 재산을 놓고서는 때때로 삼성과 다툼을 벌였다. 이번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생명 측은 "수혜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주주가 상장 비용을 적정 비율로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조 6000억 원에 가까운 상장 차익(공모가 기준)을 얻는 이건희 회장 가족이 고작 146억 원(신세계와 CJ에 각각 할당한 상장 비용을 합친 금액)을 아끼려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생명 측은 "곧 원만한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