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tage |
Q 연출을 맡게 된 소감은 어떠세요?
신춘수 "연출이 처음은 아니구요. 두 번째인데('스펠링비', 2007) 원래 저는 프로듀서지만 이번에 작품하게된 계기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앞섰기 때문이에요. 왜냐면 내가 브로드웨이에서 첫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올린 작품이고 그만큼 애정이 있으니까 내가 직접 연출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10년 정도 프로듀서로서 삶을 살다 보니까 원초적인 것보다는 (삶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고 싶었어요. 연출을 통해서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받아서 내가 프로듀서의 길을 가는 것에 하나의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 ⓒNewstage |
신춘수 "이 작품은 제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동제작자로 참여해 올렸던 작품이고, 작품 개발단계부터 함께 참여한 작품이에요. 장기간 공연은 못했지만 제겐 자식 같은 작품이죠. 두 사람이 나오는 뮤지컬인데 미국에서는 천 석 가까운 극장에서 올라갔어요.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과 스케일로 승부하는 요즘 같은 때 굉장히 담백하고 거품이 빠진 작품이에요. 2인극이라는 게 두 사람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관객들에게 감성을 전달하기 어려운데 그런 부분이 또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Q 미국 프로듀서 작업이 어떤 의미를 남겼나요?
신춘수 "뮤지컬 프로듀서로서의 제 꿈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신춘수라는 이름으로 제 작품을 제작하는 거잖아요. 그런 작업의 과정 속에서 '드림걸즈'도 했고, '스토리'도 작업을 한 거죠. 우리나라에서나 브로드웨이에서의 작업을 통해서 신용이나 신뢰도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 있어서는 흥행에 관계없이 제 이름 석자가 빌링에 처음 올라간 작품이니까 남다른 거죠."
Q 연출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신춘수 "제작도 경험이 있어야지 해요.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갖고 좀 더 좋은 쪽으로 가는 노하우가 쌓이는 거잖아요. 모든 건 경험이 필요해요. 근데 연출가로서 저는 신인이잖아요. 일단 경험적인 면에서 오는 어려움이 크다고 느껴요. 프로듀서로서로서 모든 걸 지휘하는 거와 연출로서 배우들과 호흡하는 내용은 상당히 다르거든요. 프로듀서는 굉장히 객관적일 수 있지만 연출은 주관적인 부분이 되게 많아요. (연출로서) 제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들이 경험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요. 다른 어려움은 없어요."
Q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연출 상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신춘수 "사실 이 작품은 두 캐릭터가 연기하는 우정에 관한 예기라고 설명하는 게 가장 쉬운 표현이에요. 하지만 '스토리'는 단지 두 사람의 우정만을 얘기하지 않죠. 두 사람을 통해서 얘기하는 건 결국 인생을 얘기하는 거예요. 인생에 있어서 우리는 분명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지만 살다 보면 본질은 잊고 눈앞에 있는 일과 목표를 향해만 달려가고 있어요. 저는 이 작품을 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 속에서 '내가 진정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하나'라는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좋겠어요.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이 작품을 보고 전화한 번 걸었으면 좋겠어요. 보고 싶은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요. 이렇게 한 번 쯤은 쉬어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 ⓒNewstage |
신춘수 "그럼요. 저한테는 너무 다가오죠. 이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너무 잘 다가오는데 현실에서 그걸 실현 못하는 사람이 저죠. 저는 이 작품 보면서 너무 공감을 해요. 여기서 주인공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런 사람들이요."
Q 류정한, 이석준 배우와의 인연도 깊으시죠?
신춘수 "사실은 그래요 일하다보면 배우로서 존중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으로서 두 가지 다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제게도 그런 배우가 몇 명 있어요. 정한이도 그렇고 석준이도 그렇고 승우도 그래요. 배우나 사람으로서 다 좋아하는 친구들이에요. 사실 그 친구들이 나한테 실수를 해도 충분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여배우들은 김선영, 김소현 정도가 저와 그런 공감을 하지 않을까 해요. 저는 살아가면서 자주 연락하고 애정표현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오버도 안하고 상대방에게 그걸 요구하는 스타일도 아닌 것 같고. 근데 작품하면서 요즘에는 '표현을 해야 된다, 표현을 해야 되는 구나, 나도 너무 내 식대로 살아가는 것 같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건데' 이런 생각을 조금 해요. 요즘 들어서 조금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Q 친밀한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떠세요?
신춘수 "편하죠. 그 친구들이 무대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서 제가 구현하는 게 좀 더 쉽게 이뤄져요. 저는 연출이 다 만든다, 가 아니라 연출은 큰 줄거리에 전달할 내용이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안내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매 순간순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구요. 그건 제 프로듀서 스타일과 전혀 다른 거예요. 프로듀서로서 사실 제 주장이 있으면 전 그 여백이 되게 적어요. 그런데 연출은 편안한 리더쉽? (웃음) 쪽에 가깝고요. 프로듀서는 완전 달라요. 이중인격이에요. (웃음)"
Q 프로듀서뿐 아니라 연출과 영화 작업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중이십니다.
신춘수 "제가 직관에 의해 하는 일이 많아요. 딱 '그분'이 오시면 저는 안 하고는 못 배겨요. 바로 실행에 옮겨요. 저는 예술가, 배우의 감성이랄지 그런 게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거든요. 스케줄이 많아서 사실 몸은 되게 피곤한데 정신은 비교적 맑아요. 몸에 쌓였던 화들이 가라앉는 느낌? 왜냐면 제가 (연출이나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바쁘지만 살아있다라는 느낌을 받는 거죠. 힘들어도 제가 에너지있게 버티는 이유예요."
▲ ⓒNewstage |
신춘수 "부담스럽죠. 결과가 안 좋으면 선장인 제가 욕을 먹겠죠. (웃음) 결과에 대해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두렵지는 않아요. 제가 만약 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는데 평가가 좋지 않았다면 다음에 좀 더 잘해야지, 하는 반성의 기회로 삼으면 되는 거죠. 부담스럽다는 건 그만큼 기대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것뿐이지 다른 건 없어요."
Q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주세요.
신춘수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어요.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송덕문을 쓰면서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가는 이야기거든요. 플레시백으로 갔다가 현실로 나오는 구조기 때문에 처음에 관객들이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하지만 음악적인 흐름에 감정을 맞기면 마지막에 저는 충분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좀 낯선 부분은 낯설음으로 그냥 즐기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또 하나이 매력은 2인극의 특성 상 무대에서 불꽃 튀는 배우들의 내면연기죠. 기댈 것도 없잖아요. 이번엔 무대를 상당히 많이 비웠어요. 기댈 것도 없는 배우들이 정말 자기의 몸으로 언어를 표현해야 되는 이 부분이 작품의 매력으로 나타날 것 같아요."
Q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 시대를 거스르는 작품이라는 말도 하셨는데...
신춘수 "그럼요. 왜냐면 우정이란 테마는 어떻게 보면 늘 있는 소재잖아요. 빠른 변화와 트렌드가 생기는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죠. 무대도 점점점점 크게, 더 화려하게, 더 메커니즘으로 승부할 때 이 작품은 거꾸로 돌아가서 담백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신춘수 "저는 이렇게 어려울수록 자극적인 것보다 원초적인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단비 같은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오는 7월 13일부터 9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