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의 발언에 앞서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4대강 반대 홍보물을 금지하고, 민주당의 서울시 버스 정책광고가 봉쇄된 등의 사례를 들며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정 총리는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선거 기간 중이라도 국가의 중요 사업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김 의원이 구체적 사례를 들며 몰아붙이자, 정 총리는 "앞으로 고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고치겠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거냐"고 다시 정 총리를 구석으로 몰았고, 다급하진 정 총리의 입에서는 "말장난"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전병헌 "축구대표팀 감독도 지면 물러나는데"
▲ 이날 정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도 전체적으로 꿋꿋함을 잃지 않았다.ⓒ뉴시스 |
거듭되는 사퇴 요구에 정 총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결국 "대통령에게 사의 말씀도 드렸다"고 밝혔다.
김유정 의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국정 수습의 의무가 있어 지금은 못 물러난다고 하는데 민심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국정을 수습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민심을) 똑바로 보고 있다. 너무 폄훼하지 마라"고 맞받아 쳤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국가대표 감독도 경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고 그만둔다"며 "차범근 감독도 1998년 네덜란드 전에서 5 대 0으로 지니 중간에 사퇴했다. 이번 선거의 민심을 받아들여라"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매우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며 "지식인, 야인, 대학 총장으로 있을 때에 비해 지금은 안경도 더 새까매지고 머리도 불통이 돼 버린 것 아닌가 싶다"고 몰아붙였다.
이런 비판에 정운찬 총리는 "전 의원님과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이 의회 발전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정운찬 "과거 야권 승리에 비해 강도 약해"
정 총리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소신도 굽히지 않았다. 정 총리는 여러 차례 "세종시 수정안 철회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국회로 공을 넘긴 것일 뿐, 이날 오전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도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 스스로 결자해지의 자세로 수정안을 철회하라"는 요구에 정 총리는 "국회에서 소신껏 표결해서 결정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 총리는 더 나아가 "충청을 빼고 다른 지역 투표 결과가 '세종시 하지 말라'고 나온 게 있냐. 세종시 이슈는 이번 선거에 미친 영향이 10%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4개강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4대강 사업이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전병헌 의원의 질문에 정 총리는 "지방선거 승리가 곧바로 국책사업을 하지 말라는 시그널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 총리가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자 전 의원은 "대통령만 불통인 줄 알았는데 총리는 한술 더 뜨는 불통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 외에도 정 총리는 지방선거 결과의 해석과 관련해 "사실은 199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야권의 압승이 일반적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에 비해 (야권의) 승리의 강도는 약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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