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은 "다크호스가 걸어가듯 이제 우리는 한국팀을 좀 더 심각하게 여길 때가 된 것 같다"며 이같이 평하고 "플레이는 물이 흐르듯 하면서도 빠르고 영리했으며 선수들간의 호흡이 척척 맞아 상대팀에게 위험한 상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팀이 상대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빠르고 거침없는 플레이를 보이면서 과거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에게 공격을 차단당한 그리스는 후반 25분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슈팅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며, 팀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B조 최하위에 머물 것이 확실하다고 혹평했다.
한국팀의 파상공세에 이은 득점은 그리스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알렉산드로 초르바스 골키퍼는 자기 팀의 수비가 뚫렸을 때 오른쪽 수비수 루카스 빈트라의 상의를 강하게 잡아채며 나무랐는데 <가디언>은 그리스의 상황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 12일(한국시간)오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빈트라와 토로시디스(그리스)의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뉴시스 |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 선수들은 바실리스 토로시디스의 골대를 살짝 벗어난 슈팅의 압박을 견뎌내야 했지만, 전반 내내 압도적인 힘을 보여줬다"며 "한국은 경기의 모든 면을 장악했다(Korea hold all the aces)"고 극찬했다.
FIFA는 "허정무 감독의 팀은 두려움을 몰랐고 그리스의 뒷공간으로 전진했다"며 "이정수는 전반 7분 만에 발 측면을 사용해 한국이 월드컵에서 따냈던 골 중에서 가장 이른 득점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로 2004 챔피언인 그리스는 시련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항상 위협적이었고 염기훈 또한 경기를 잘 조율했다"며 전반 한국이 보여준 다양한 득점 찬스를 묘사했다.
특히 박지성의 후반 7분 추가골을 놓고는 "그리스에는 재앙이었다"고 설명했다. FIFA는 "박지성의 질주에는 힘과 콘트롤, 그리고 투지가 있었다"며 "세 번의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골을 기록한 두 번째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반면 그리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FIFA는 "지난 세 번의 월드컵 경기에서 한골도 기록하지 못한 그리스는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걸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한국이 승점 3점을 챙길 자격이 충분했다는 점에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FIFA가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팬 투표 결과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 수훈선수)'로 뽑혔다.
박지성은 유로스포츠의 선수 평점에서도 8점을 얻어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과 함께 최고점을 받았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박지성과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에게 8점을 매겼다. 골닷컴은 박지성과 차두리에게 8점을 줬다.
박지성은 이날 쐐기골을 비롯해 유효 슈팅 3개를 날렸고, 39회의 패스를 시도해 24회를 성공시켰다. 경기 동안 뛰어다닌 거리는 10.844km였다.
박지성 외에도 염기훈, 이청용, 김정우, 차두리 등 다섯 명이 10km가 넘는 거리를 뛰었다. 특히 염기훈은 양 팀에서 가장 많은 11.401km를 달렸다. 반면 그리스에서 10km 이상 뛴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인 알렉산드로스 지올리스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 두 명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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