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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탓에 이혼? 병부터 고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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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탓에 이혼? 병부터 고쳐야지…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코골이

예전에는 코골이가 깊은 잠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골이가 이혼 사유가 되었다는 외국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더구나 코골이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병으로 여겨야 한다. 코골이를 방치해뒀다가는 자칫하면 생명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골이가 심하면 호흡량이 줄어서 산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당연히 혈액을 빨리 순환시키기 위해서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는데, 이 때문에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이런 상황은 평소 건강 상태에 따라서 동맥 경화, 뇌졸중, 심근 경색 등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코골이는 왜 생길까? 코골이의 가장 일차적인 원인은 잠을 자는 동안 아래턱뼈를 움직이는 근육과 혀의 근육이 이완되면서, 혀가 코 뒤쪽과 입 뒤쪽의 공기 통로를 막는데 있다. 이렇게 통로가 막히면 입과 코 뒤쪽 사이에 기압차가 발생하는데, 이렇게 생기는 공기의 흐름이 진동하면서 코골이가 나는 것이다.

흔히 비염, 비만이 있는 이들이 코골이가 심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앞의 코골이가 생기는 이유를 염두에 두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염이 걸리면 코가 붓고, 내부가 좁아져서 공기 통로를 막는 원인이 된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코 내부가 살이 찌면서 호흡 통로가 좁아져 코골이가 생기는 것이다.

코골이의 원인을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숨 쉬는 것에 대한 근원을 고민해야 한다. 숨 쉬는 것을 호흡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은 이를 음과 양으로 구분했다. <난경>이 "호는 양적인 것으로 심장과 폐가 주관하며 팽창하여 밖으로 나가려는 성질이 있고, 흡은 음적인 것으로 수축하여 안으로 움츠러드는 성질이 있다"고 기록한 것은 그 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호기가 괴로운 것은 양기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흡기가 괴로운 것은 음기가 부족한 탓이다. 코골이는 내부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기(음기)가 약해서, 안간힘을 쓰다가 목젖이 강하게 떨리는 것이다. 코골이를 몸의 음기가 부족한 탓에 생기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음기가 줄어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음양을 설명할 때 잘 드는 예가 남녀다. 부부 관계에서 남자는 외부로 팽창하여 뱉어내고, 여자는 내부로 수축하여 삼킨다. 결혼 후에는 남자들이 코를 고는 경우가 많다. 양생가들의 지적을 염두에 두면, 부부 관계가 지나쳐 음기인 정과 액이 배설되어 소모되기 때문이다. 방사가 음액을 배설하여 생긴다고 본 것이다.

음식이나 약물에도 음기를 줄이는 것들이 있다. 마늘이나 고추는 맵고 더운 음식으로 몸의 양기를 북돋는다. 당연히 음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에 유행하는 커피도 음기를 줄인다. 신경계를 흥분시켜 각성시키는 효과는 당연히 양기를 늘이고 고요한 음기를 줄일 수밖에 없다.

▲ 코골이는 이혼의 원인이 될 정도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심근 경색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질환이다. ⓒ프레시안
홍삼이나 인삼의 과량 복용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술을 먹으면 코골이는 심해진다. 술에 내재된 더운 양기 탓이다.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스트레스다. 흥분하거나 긴장하면 숨이 가빠지는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실이다. 특히 근심 걱정이 많아지면 한숨이 나온다. 내부의 화열이 쌓이면서 음기가 줄어드는 탓이다.

어린아이의 코골이는 코와 목 사이의 접합부인 편도가 지나치게 부어서 코를 고는 것이다. 이 질환은 후유증이 더욱 심하다. 산소 부족에 의해 뇌를 불안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성장 호르몬이 야간에 분비되지 않아서 성장의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이가 숨을 쉬지 못하면 발버둥치는데, 이것은 여러가지 신경계 질환의 출발점이 된다.

음기를 북돋는 약은 무엇이 있을까?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더덕이다. 더덕은 액이 많다. 뿌리 속에 물을 지닌 것도 있다.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그 즙이 양의 젖 같다고 양유라고도 부른다. 흰 즙이 나오는 식물은 젖이 부족한 여인에게 좋다. 예로부터 여성의 음부가 액이 줄어들어 가려움이 생기면 더덕을 가루로 먹곤 했는데, 바로 음기를 북돋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요리에서도 더덕을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다. 음기가 강해서 소화 능력을 떨어뜨릴까봐 고추의 맵고 더운 양기를 보강해서 먹는 것이다.

둥글레는 시원하다. 대나무와 닮은 점이 많다. 대나무 잎이 시원하듯 둥글레 잎도 시원하고 대나무가 마디가 있듯이 둥글레도 마디가 있다. 둘 다 땅속 뿌리줄기로 번식을 한다. 그래서 옥죽(玉竹)이라 한다. 옥은 옥액을 간직한 대나무인 것이다. 둥글레 뿌리는 옥액같은 점액질이 많다. 음기를 보강해주는 것이다. 더덕 60그램에 둥글레 뿌리 10그램을 가루로 만들어 꿀에 재웠다가 하루 5그램씩 먹으면 좋다.

이외에도 오미자나 맥문동도 유효하다. 사실 한방에서 직접 쓰는 약물은 현삼 즉, 검은 인삼이다. 검은 인삼이 콩팥을 자극해 음기의 근원을 북돋는 것이다.

침도 좋다. 신장 경락인 복류혈을 보하면 음기가 보충되어 호흡이 길어진다. 코골이가 심하다고 목젖을 절제하곤 한다. 과연 올바른 대응일까? 음기가 부족하여 코골이가 심한데 소리만 없애려고 목젖을 절제하는 것은,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져서 빨간불이 온다고 전기 신호를 끊어 빨간불을 없애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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