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인터뷰] 차세대 국악에 날개를 달아 줄 젊은 소리꾼, 타루의 김성환과 윤지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인터뷰] 차세대 국악에 날개를 달아 줄 젊은 소리꾼, 타루의 김성환과 윤지선

[人 스테이지] 국악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의 히로인

여기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하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소녀가 있다. 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에 출연 중인 윤지선(23)양이 그 주인공이다. 무대 위에서 오로지 소리 하나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길 때 "그래도 내가 판소리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소리꾼 김성환(26)씨는 여전히 인터뷰가 어렵다. 연신 쑥스러운 빛을 감추지 못하며 질문에 답을 하던 그는 하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면 180도 다르다'고 옆 사람이 귀띔을 해준다.

▲ ⓒNewstage

현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에서 관객과 만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두 젊은 소리꾼을 영등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연습하기에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김성환, 윤지선은 '국악'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고루함 대신 젊고 발랄하면서도 풋풋함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전통 판소리에 대한 인식은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 혹은 '관심 없다'로 나뉘는 듯하다. 한복을 차려 입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장장 몇 시간이 넘는 소리를 완창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관객석에 앉아서 듣고 있는 것도 벅찬 일이라고 관객들은 맞받아칠지 모른다. 하지만 전통 판소리는 원래 1사람이 혼자서 공연하는 예술형태를 띠고 있을 정도로 창자(唱者)의 끼와 에너지가 상당하다.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은 편견과 선입견에 불과하다.

▲ ⓒNewstage

윤지선 "짜증나요. (웃음) 지방에서는 소프라노가 공연 한 번 하면 교통이 마비되고 장난 아니거든요. 학교 다닐 때도 서양음악을 주로 배우고 국악은 뒷전이잖아요. '재미없다', '지루하다'는 인식이 많은데 그런 생각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짧은 시간으로는 안될 것 같고, 길게 지켜봐야 할 듯해요."
김성환 "마음이 아프죠. 국악 공연한다고 하면 관객들은 대부분 가족들이에요.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걸 좋아해야 되는데 너무 서양 것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윤지선은 주변의 이런 소리를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노하우까지 터득했다. "국악을 들으면 졸립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보통 마음이 편하면 졸음이 오잖아요? 그런 친구들에겐 제가 '국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졸음이 오는 거야'라고 말해줘요. (웃음)"

-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태어나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는 지난 2001년 젊은 감각, 유쾌한 상상력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해 창단됐다. 각종 연극제 초청, 시민문화마당 등 대중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했고, 지난 2005년에는 올해의 예술상 전통예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과 올해 각각 타루와 연을 맺게 된 김성환과 윤지선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오히려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극단 타루에 대해 입을 열었다.

▲ ⓒNewstage

김성환 "저는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에서 오감자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에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우연히 소리를 하게 됐는데 고3 시절 형들 따라 우연히 타루의 공연을 보게 됐어요. 전통 판소리 공연만 보다가 소리를 하면서 연기도 하는 타루 공연이 무척 신선했어요. 대학을 졸업하면 꼭 한 번 타루와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는 분의 소개로 들어오게 됐어요. 타루는 늘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점에서 좋아요."
윤지선 "중학교 때 언니들이 타루, 타루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갔는데 학교 선배가 타루와 인연이 있어서 소개해주셨어요. 연습하는 것도 재밌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 힘든 것도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요."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밥 사주는 선배가 후배들은 제일 좋다. 윤지선은 "타루에 있는 언니 오빠들이 너무 잘해주세요.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뭐가 문제냐'고 물어봐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세요. 상대 배역으로 출연하는 성환오빠가 밥 사주면서 해줬던 말이 저한텐 너무 힘이 됐어요. 너 혼자 고민하지 말고 우리가 함께 하는 공연이니까 같이 풀어 가면 좋겠다고. 그냥 한 말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참 많이 와 닿았어요."

평소에 동생들을 잘 챙겨주냐는 질문에 김성환은 "애들이 '이쁘다'"는 말로 대신했다.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하느라 애쓰고 마음 쓴다는 걸 어찌 모를까. "가족 같다"는 그들의 말이 비단 정종임 대표가 앞에 있어서 한 말만은 아닌 듯하다. (웃음)

- 국악으로 네 꿈을 펼쳐라

▲ ⓒNewstage
극단 타루는 전통 판소리가 지루하다는 대중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 늘 새로운 시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판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 판소리를 얼마만큼 사람들한테 가깝게 어필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결정판이 바로 국악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라고 할 수 있다.

김성환 "사람들이 '타루'하면 '아 진짜 소리 잘하고 열정 있고 열심히 하는 애들!'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춤도 추고 연기도 하면서 퓨전 국악의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판소리가 가진 깊이만큼은 그대로 간직하는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윤지선 "사람들이 한 번 보고 또 보고 싶어 하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어요. '역시 타루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작년에 했던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는데 사람들이 또 기대감을 가지고 이번 공연을 보러 오셨으면 해요."

지난 2006년 초연된 이후 총 네 번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New버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야기와 꿈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첫 번째 에피소드인 '과자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패러디한 꽃게랑과 오감자의 러브스토리를 유쾌하게 담았고, '스물셋 송희'는 판소리를 하는 송희의 사랑앓이를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 에피소드인 '조선나이키'는 가족 간의 사랑과 꿈을 훈훈하게 담았다. 김성환과 윤지선, 정작 본인들의 꿈은 뭘까?

김성환 "타루에서나 어디에서나 1등이 되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선생님들께 못 배운 것들을 여기서 배우는 경우도 많아요. 저의 단점이나 안 좋은 습관들을 커버해 장점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잠시 침묵) 국악도 많이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윤지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저도 지방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친구들 중에 제가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왔거든요. 잘돼야 하는데 요즘엔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걸 느껴요. 타루 안에서 많이 배워서 지금보다는 더 커가지고 지방에 내려가서 후배들을 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때문에 국악이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지고 퍼졌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그들이 바라는 꿈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국악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는 오는 7월 1일부터 4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