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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여인 카르멘의 슈즈, 레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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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여인 카르멘의 슈즈, 레페토

[공연tong] [국립발레단의 '롤랑프티의 밤'-2] 카르멘

하이힐을 신고 무작정 하늘로 치솟으려던 시대는 지났다. 하나의 패션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플랫슈즈는 얇은 밑창과 가벼운 무게감으로 여름의 절대강자가 됐다. 또한 실용성 동시에 심플한 멋까지 선사, 여성들의 필수 소장목록에 추가된 지 오래다.

▲ ⓒ프레시안

이 플랫슈즈는 1953년 배우 오드리 헵번이 영화 '로마의 휴일'에 신고 나왔으며 이후 브리짓 바르도, 제인 버킨 등의 발에 신겨지므로 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플랫슈즈의 NO.1 레페토는 2008년 국내 런칭, 특별한 마케팅 없이 여성들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심플한 멋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군림한 이 레페토의 역사는 1947년 파리 뤼 드 라 페에서 시작된다. 로즈 레페토가 유명한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아들 롤랑 프티의 조언으로 무용화를 제작하며 탄생하게 된 것. 모리스 베자르, 루돌프 누레예프, 캐럴린 칼슨 등 전설적 무용인들이 레페토를 사랑했다. 그때부터 레페토라는 이름은 품격, 품질, 우아함을 대표하는 무용화의 전형이 됐다.

▲ ⓒ프레시안
그 중 지지 슈즈는 1956년, 로즈 레페토가 아들의 아내 지지 장메르를 위해 만든 신발이다. 지지 장메르는 세계적 안무가이자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기도 하는 롤랑 프티의 아내다. 지지 장메르는 1948년 프티의 발레단에 합류한다. 카르멘 역을 둘러싼 진통 후(지지 장메르가 카르멘 역을 주지 않으면 발레단을 나가겠다고 선포했다는 후문) 무대에 선 그녀는 엄청난 매력을 어필하므로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카르멘은 롤랑 프티의 대표작으로 감각적 색감과 관능적 안무로 프티만의 스타일을 적립한 역사적 작품이기도 하다.

초연 당시 카르멘을 연기한 지지 장메르는 30년 이상 세기의 연인 카르멘 역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수많은 발레리나들이 가장 도전하고 싶은 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롤랑 프티는 "카르멘의 동작들은 그녀가 다 만들어낸 것이다. 카르멘이 오랜 시간 동안 공연돼 왔지만 아무도 그녀처럼 춤추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로즈 레페토가 며느리 지지 장메르를 위해 만든 이 신은 납작한 옥스퍼드화로, 프랑스 대표 뮤지션 세르쥬 갱스부르가 예찬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그녀는 세기가 사랑하는 신발의 영감이 된 주인공이다.

한편, 롤랑 프티의 카르멘은 올 7월 국내 첫 내한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발레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티만의 매력적 카르멘을 만날 수 있는 역사적 기회. 국립발레단이 준비한 '롤랑프티의 밤'은 '카르멘' 외에도 '젊은이와 죽음', '아를르의 여인'을 선사한다. '롤랑프티의 밤'은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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