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P 차이로 석패한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비록 한명숙은 졌지만 서울시민과 국민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당선자는 이날부터 바로 서울시청으로 출근했다.
한 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차려진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확실하게 심판한 만큼 정부는 민심을 읽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특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통해 야4당과 시민사회 세력이 연합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도 연합의 힘을 토대로 더욱 더 약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는 "애석함을 갖고 있지만, 이 애석함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더 큰 승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해단식에는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이미경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한 후보의 노고를 치하하고 석패의 아쉬움을 위로했다.
한 후보는 정 대표에게 "25개 구 중 21명의 구청장이 탄생했고, 시의원도 75% 정도를 차지했는데, 내가 시장 후보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오히려 더 힘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도 민주당 영등포 중앙당사로 찾아와 정세균 대표와 환담을 나눴다. 유 후보는 "정세균 대표, 손학규 전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및 31개 시군 민주당 후보님과 당원 동지들이 자기 일처럼 힘껏 도와줬는데 결실을 맺지 못한 부족함을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며 "민주당의 큰 승리를 축하드리고 앞으로 지방정치를 민주당이 중심이 돼 잘 발전시켜줄 것을 기대하는 국민의 소망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하도 언론사들 여론조사에서 위기감을 조성해 선택과 집중을 하다보니 충분히 지원하지 못 했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더 큰 연대를 하고 더 나아가 힘을 합치는 계기로 발전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위로했다.
오세훈 "겸허한 마음으로"...
박빙의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당선자는 이날 아침 종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이긴 선거긴 하지만 사실상 패배했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의 승리를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당선자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려 균형 잡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항상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 여러분께서 낙선했다"며 "시장후보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한편 서울시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신 유권자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 제 심정은 장수를 모두 잃어버린 대표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압승하지 못하고 이렇게 어렵게 승리를 거둔 데 대해 대표장수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저와 한나라당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오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밝히던 중 한동안 울먹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장광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번 결과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더욱 겸손한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고,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선거 결과가 큰 가르침을 줬다"며 "이겼지만 이기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전날 선거개표방송에서 경쟁자인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가 3일 새벽 4시쯤 역전에 성공, 새벽 6시쯤 표차를 1만 여차 이상으로 벌이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 후보는 이날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 발표 뒤 걸어서 시청으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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