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90년대 말 한국에 취한 구제금융 방식에 실수가 있었음을 일부 인정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IMF의 조치로 금리를 크게 끌어올리고 구조조정과 기업 통폐합을 단행해 대량 실업자가 발생하고 자영업자가 급증하는 등의 후유증을 겪으며 외화부족현상을 해결했다.
3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부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장관회의를 기념해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IMF가 한국에 취한 자신들의 정책을 두고 실수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IMF는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전제한 뒤 "특히 우리는 뿌리깊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가까이 있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시행했던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최근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IMF의 영향력에 축소된 데다, IMF의 지나친 구조조정 요구를 꺼려하는 국가들이 IMF의 구제금융을 꺼려하는 경향이 커진데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전체적으로 한국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IMF의 처방보다는 그 질병 자체에 관련된 것"이라며 근본적인 위기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한국 내부의 문제점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트로스-칸 총재는 한국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때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이미 지난해의 부양 정책을 거둬들이는 조치에 착수했으며 재정지출은 올해에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며 "경제회복을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금리 정상화 과정을 시작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또 "공기업들의 재정상태를 개선하는 것 역시 한국의 공공재정 건전화의 일부를 이룬다"며 공공재정 건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스트로스-칸 총재는 "금융안정분담금과 금융활동세가 규제개혁 및 금융권 감독강화 조치와 함께 이뤄진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어떤 나라가 금융위기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이라면서 은행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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