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때면 사라지는 20~30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분석 자료를 보면 20~30대는 전반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투표율이 낮았고, 특히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율이 현저히 낮았다.
전국 평균 투표율 51.6%를 기록했던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20대 전반'은 38.3%, '20대 후반'은 29.6%, '30대 전반'은 37.0%, '30대 후반'은 45.6%를 기록했다. 50대가 68.2%, 60대 이상이 70.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한 셈이다. 40대는 55.4%였다.
2007년 대선에서 20~30대가 42.9~58.5%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지방선거에서는 유독 20~30대의 투표율이 낮음을 알 수 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선관위는 19세 투표권이 부여된 2006년 지방선거부터 19세 투표율을 따로 조사하고 있는데, 19세 투표율은 2006년 지방선거 37.9%, 2007년 대선 54.2%였다. 즉 19세~20대 전반은 '생애 첫 투표'의 호기심과 군 복무자의 부재자투표 때문에 다소 높고, 30대 후반은 가정을 꾸린 이후라서 높다. 그런데 사회 초년병 계층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투표율이 가장 저조한 셈이다. 'No Vote, No Kiss' 캠페인이 생겨난 배경을 알만한 수치다.
6.2 지방선거 투표율 전망은 50% 안팎
그런데 객관적 지표 정보만 봐서는 투표율 자체가 획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낮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달 24~25일 실시한 '유권자의식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 '적극 투표의향층'은 59.5%로 나타났다.
2007년 대선 직전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적극 투표의향층'은 80.5%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70.8%였고, 2008년 총선 직전 실시한 조사에서는 '적극 투표의향층'이 63.4%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46.1%에 그쳤다. 의식조사보다 실제 투표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 안팎일 가능성이 크다. 투표율이 2006년 선거와 다르지 않다면 야권으로서는 득표율 상승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17대 대선, 18대 총선 이후에 2008년 쇠고기 촛불집회,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겪은 20~30대가 이전과는 다른 투표 참여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투표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라는 낙담 응답이 27.0%로 가장 비율이 높은데, 2주 전 1차 조사에서 같은 응답이 39.4%에 달했던 점에 비하면 상당히 낮아진 수치다.
반면에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20.8%에서 23.9%로, "개인적인 일/시간 때문에"라는 응답은 12.8%에서 20.8%로 늘었다. 이는 곧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낙담 유권자들이 적극 투표층으로 전환됐음을 시사한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는 "촛불도 들어보고 집회도 해보고 시국선언도 해보고 여론조사에 '4대강 반대한다'고 아무리 응답해봐도 바뀌는 것이 없다"며 "이번에 투표로 바꿔달라"고 이와 같은 '낙담'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20~30대 이른바 '88만 원 세대'를 향해 "88%의 투표율을 기록해 역사를 바꿔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40대를 향해서도 "맨 주먹으로 군사독재정권을 무너뜨렸던 경험으로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20대 부대변인들은 1일 "취업과 학업에 시달리며 어두운 시대 보내고 있는 우리에세 진정한 청춘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자"면서 "2002년 대선, 2008년 촛불은 모두 20대에서 시작한 열정의 축제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우리의 열정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 5월 31일 오전 연세대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투표 참여 홍보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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