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독점중계 막는 법안 나왔다

최문순 의원 "방송사간 분쟁으로 시청자 권리 저해"

SBS의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로 방송사간 파행이 일어나는 가운데, 특정 방송사의 독점중계를 막는 법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문순(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 주 중 발의한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행사(국민관심행사)를 중계하는 방송사가 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에 판매할 때 '중계방송권의 총 계약금액을 넘지 않는 범위'로 판매액을 산정토록 규정했다.

중계권 재판매 과정에서 기존 계약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중계권료를 매겨 협상이 결렬되는 일을 막겠다는 얘기다. SBS는 KBS, MBC와 중계권을 협상할 때 최초 중계권료 760억 원을 훌쩍 넘는 1068억 원을 주장해 공동중계 협상이 무산됐다.

개정안은 또 방송사가 방송프로그램을 다른 방송자에 공급할 때도 동일한 액수나 비슷한 프로그램의 최근 거래가격에 준하는 가격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방송 프로그램 가격도 지나치게 높일 수 없도록 한정한 조치다.

방송사들이 월드컵처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행사의 방송권 협상 시,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권 판매나 구매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이 밖에 방송사들이 협상과정에서 금지행위 등 위반사항을 신고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이를 심의하고 30일 이내에 그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이 기간이 60일이었다.

또 금지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기준을 고시로 정하도록 해 실질적인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최 의원은 "최근 동계올림픽 및 월드컵 중계방송 등에서 방송사 간 분쟁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고소가 난무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방송법 규제가 미비해 보편적인 시청권을 보장받아야 할 시청자의 권리가 저해되고 있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