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대기업의 외국계 은행 인수가 긍정적이라는 발언을 했다. 사실상 금산분리 무력화를 종용한 발언이다.
31일 <조선비즈닷컴>은 어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와 같이 보도했다. <조선비즈닷컴>은 <조선일보>와 이 신문사 산하 경제전문매체인 <조선경제i>가 만든 온라인 경제지다.
이 신문에 따르면 어 위원장은 국내 금융업의 경쟁력에 대해 "아직 금융 기술이나 규모 면에서 많이 떨어져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일 바람직한 방법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들이 외국계 은행을 하나 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벌이 은행을 인수토록 해야한다는 말이다.
이 주장은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업 지배 규제) 원칙을 위배하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금산분리 완화를 줄곧 추진해온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 정부 취임 초기인 지난 2008년 3월말 제출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산분리 3단계 완화 △비은행지주회사의 제조업체 보유 허용 △산업은행 민영화 및 금융사 해외진출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재벌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떨어지는데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재벌 경영 성향을 규제할 방도가 없어 대기업이 은행을 소유하게 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하는 길을 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어 위원장은 그러나 국내 은행 대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어 위원장은 "쉽게 얘기하면 해외에서 원전 수주할 때 자산 규모로 세계 50위 정도는 돼야 (보증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제일 큰 곳이 80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대형화가 돼야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를 위해서는 재벌의 은행 소유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어 위원장은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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