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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최저임금 동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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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최저임금 동결하자?

경영계, 또 동결 요구 vs 노동계 "OECD 최하위 벗어나야"

2011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계가 또 다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자고 요구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계는 "부끄럽지도 않냐"고 맞섰다. "정부와 재계가 앞 다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판에 저임금 노동자만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것이다.

경영계는 지난해에는 경제위기를 명분으로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했었다. 제도 도입 이후 22년 만에 처음 나온 '삭감 요구'였다. 끝까지 삭감을 고집하던 경영계 덕에 2010년 최저임금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2.75%만 올랐다.

노사정 각각 9명씩의 위원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2일부터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고 있다. 노동계 요구안은 올해 최저임금 4110원(시급)보다 26% 인상된 5180원(월 108만2620원)이다.

경영계 "노동생산성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36.2% 깎아야 한다"

▲경영계는 28일 내놓은 '사용자 위원안'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자고 요구했다. 시간당 4110원,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3만2880원이다.ⓒ프레시안(여정민)
경영계는 28일 내놓은 '사용자 위원안'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자고 요구했다. 시간당 4110원,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3만2880원이다.

경영계는 동결의 이유로 △노동생산성의 측면에서 인상요인이 없고, △유사근로자 임금수준과 생계비를 고려할 때도 인상요인이 없으며, △심각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경영계는 "노동생산성 측면을 보면 적정 최저임금은 현재보다 36.2% 삭감된 시급 2642원"이라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경영계의 이런 주장은 현재의 최저임금이 "이미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평균 9.5%씩 올라, 같은 기간 평균 명목임금상승률(5.9%)과 물가상승률(3.1%)보다 높다"는 것이다.

또 경영계가 내세운 최저임금 동결의 주요 이유는 '고용안정'이다.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 중소기업 노동자의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일자리 유지를 위해서는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최저임금 올리면 고용 위협' 증거 없다"

노동계는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사용자 동결안 허구성 비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영계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지난 11년 동안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11년 치 자료만 비교한 것으로 제도 시행 20여 년의 추이를 종합 분석할 경우 명목최저임금은 7.33배 올랐고,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은 7.57배, 국민총소득은 7.65배가 올라 결코 과도하게 인상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제도는 광범위한 저임금 노동자 해소를 위해 도입된 것이지만,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지난 40년 간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월 정액급여 대비 45.5%로 전 세계적으로도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경영계 주장을 놓고 민주노총은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낮다"고 맞섰다.

고용안정을 위해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여러 각도에서 반론에 부딪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도 최근 "이론적으로 최저임금이 저소득 노동자의 고용에 위협이 되지만 이런 현상을 증명할 실제적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진작, 경제회복이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국제노동기구(ILO) 조사 결과, 2008년 86개 국가 가운데 43개 국가에서 실질최저임금이 증가했다. 대표적인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동안 제자리 상태였던 최저임금을 매년 올리고 있고, 일본도 현재 703엔인 최저임금을 1000엔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진작, 경제회복이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국제노동기구(ILO) 조사 결과, 2008년 86개 국가 가운데 43개 국가에서 실질최저임금이 증가했다. ⓒ프레시안(여정민)

경제성장률은 5%대 전망, 물가상승률도 증가 추이…왜 최저임금만 동결?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민주노총은 강조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이미 7.8%라는 성장률을 보인 데 이어 최근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9%까지 올려 잡았다. OECD가 26일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5.8%였다.

또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지난 13일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분기 2.7%, 3분기 3.3%, 4분기 3.7%로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민주노총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율 2.75%는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였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민주노총은 "한국사회 전체가 넘치는 돈을 주체할 수 없어 금리인상 압박에, 출구전략을 쓰니 마니 하는 상황에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근로빈곤층의 생존을 가름하는 최저임금은 정당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4당도 "현재 최저임금 낮다" 한 목소리

한편, 야4당도 현재의 최저임금은 매우 낮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개 시민사회·노동 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의 질의에 야4당이 최근 보낸 답변서의 공통점이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은 현재 최저임금이 "너무 낮다"고 답했고, 민주노동당은 "부족하다", 진보신당은 "매우 낮다"고 답했다.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를 기준으로 한 최저임금연대의 요구안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민주당은 이보다 다소 낮은 시급 4785원(월 100만 원)을 꼽았다. 국민참여당은 "최소 10% 이상씩 지속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은 최저임금연대의 질의서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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