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빨갱이를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 철저한 응징을 해야 한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막말이 쏟아졌다. 참여한 인사마다 '응징', '빨갱이'. '붕괴'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고 썼다. 27일 보수단체인 애국단체총협의회 주관으로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 200여 개 보수단체 회원이 참여한 '북한 응징 촉구 국민 대회'가 열렸다.
이날 보수단체에서는 7만여 명이 대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찰 추산 1만여 명만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매웠다. 이들 대부분은 50~70대 노인으로 상당수가 군복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연신 태극기를 흔들며 "옳소"를 반복했다.
"평화란 구걸하고 돈을 줘도 지킬 수 없다"
대회의 포문은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회장이 열었다. 그는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결정적 증거가 나왔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한 국민의 적개심과 분노는 높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굉장히 의아하다"고 밝혔다.
▲ 27일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 1만여 명이 모여 '북한 응징 촉구 국민 대회'를 열었다. ⓒ뉴시스 |
이상훈 회장은 "그동안 우리는 북한에게 수많은 습격과 테러를 당했다"며 "천안함 침몰은 우리가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응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우선적으로 북한 편에 서서 반 안보적이고 종북을 외치는 세력을 처단해야 한다"며 "비상 조치를 발동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자들은 척결해야 한다"고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게 색깔 씌우기도 서슴지 않았다.
"비상 계엄 선포해야 까부는 놈들 잡아넣을 것 아닌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 술 더 떴다. 김동길 명예교수는 "요새 뭘 알지도 못하고 까부는 이들이 있다"며 "이놈들은 스파이 같은 놈들"이라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이 그동안 중도 실용 이야기하면서 우왕좌왕했다"며 "천안함 사건 이후 그래도 대통령다운 말을 하고 있다. 만세를 해주자"고 대통령의 강경 입장을 옹호했다.
김동길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을 두고도 "조사를 엄밀히 진행하다 보니 두 달이나 걸렸지 다른 이유가 있었겠냐"며 "대통령 담화문도 그때 완성됐으니 발표한 거 아니겠느냐"고 진보 진영에서 제기한 천안함 지방선거 이용 의혹을 반박했다.
김동길 교수는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난 이미 북한 소행인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면 그날 밤 당장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을 것"이라며 "그래야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까부는 놈들을 잡아넣었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동길 교수는 "요즘은 법원에도 한심한 놈(판사)들이 있어 뻔히 잘못한 놈들임이 드러났음에도 놓아주는 일이 빈번하다"며 비상 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서울광장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느 "비상 계엄을 내려 까부는 놈들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
"좌파 10년,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선 전쟁도 불사해야"
이날 대회에 참여한 보수단체 회원도 한결같이 "북한에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 회원 박수민(64) 씨는 "전쟁터에 참여한 사람으로 후배들의 죽음이 옛 전우의 죽음 같아 견딜 수 없어 이렇게 나왔다"며 "반드시 응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민 씨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김정일이 계속 도발을 하는데 이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거듭 강력한 응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이 발생하면 나부터 총을 들고 나설 것"이라며 "과거에도 나라를 지켰는데 지금이라고 못 지킬 것 없다"고 전쟁 참여 의사도 밝혔다.
재향군인회 회원 이영복(65) 씨는 "왜 북한을 한국이 그렇게 비호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이 기회에 종북 세력들은 모두 북한에 보내 쓴 맛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북 세력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악취가 가득하다"며 "언제까지 이 악취를 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북한 응징' 피켓을 든 박영기(가명) 씨는 "서해교전에서도 사람이 죽었는데 아무런 보상도 없었다"며 "이런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기 씨는 "이 모든 게 좌파 정권이 10년 간 모든 것을 망쳐 놓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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