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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심청'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심청전'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대사가 없이 몸의 언어로만 이야기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발레는 따라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심청전'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효'를 중요시 여겼던 우리 정서와 잘 부합될 뿐만 아니라 익숙한 이야기 전개로 별다른 노력 없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
-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그 무엇!
"한국적 특색 살린 발레 '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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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은 한국적인 특색을 잘 살린 의상과 무대가 눈에 띈다. 무대 한 구석을 차지한 심봉사의 초가집, 그리고 무용수들의 한복을 연상시키는 듯 한 쉬폰 소재 의상까지 나무랄 데 없다. 유니버설발레단 측은 "색과 장식, 원단, 소매선 등을 통해 전통적 한복 느낌을 살리면서도 춤추는데 불편하지 않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3막에 등장하는 궁녀 의상은 장식 때문에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에 장식 위에 한복 원단을 덧대어 은은하면서도 차분한 동양적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의상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매 공연 마다 작품의 해설을 진행해왔던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은 이번에 해설 대신 프롤로그 장면에 까메오 출연을 한다. 한국의 전통 궁중 의상을 입은 문훈숙 단장은 한국의 미와 발레의 우아함을 동시에 선보인다.
-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융합
또한 1막을 장식하는 인당수 장면은 디지털 영상과 바로 연결돼 볼거리를 선사한다. 뱃사람들에게 공양미 300석에 팔린 청이는 결국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이전에는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2010 선보이는 발레 '심청'은 디지털의 옷을 입고 다시 등장했다. 스크린을 통해 물에 빠진 심청이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보다 생동감 있고 환상적인 수중 장면을 연출한다. 용궁 신으로 이어지는 2막과의 괴리를 얼마간 좁힐 수 있는 장치였다.
- 프로들의 무대, 반면 스타무용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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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타 무용수가 없다는 것은 일종의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뮤지컬 무대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타시스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눈에 익은 무용수를 본다는 것은 관객들에겐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수 있다. 최소한의 팬서비스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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