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포스터it] 두 하녀의 뒤틀린 욕망, 은밀한 연극놀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포스터it] 두 하녀의 뒤틀린 욕망, 은밀한 연극놀이

[난장 스테이지] 불평등한 권력의 구조, 연극 '하녀들'

세 명의 여자가 보인다. 꼭지점의 마담을 중심으로 아래 두 여자의 얼굴이 균형 있게 배치됐다. 연극 '하녀들'은 프랑스의 희곡작가 장주네의 작품으로 마담에게 억압 받는 두 하녀가 연극놀이를 통해 뒤틀린 욕망을 표출하고 자기구원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다.

▲ ⓒNewstage


포스터의 한 귀퉁이를 헐어 제목과 공연 소개가 나와 있다. 2010 현대극 페스티발 장 쥬네 탄생 100주년 기념이라는 글귀도 보인다. 장 쥬네는 1910년 프랑스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평생 외국을 떠돌며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았다. 소년시절엔 문제아로, 청년 시절엔 탈영과 절도, 남창으로 시간을 보낸 그는 감옥 속에서 연극 '하녀들'을 완성한다.

마담을 모시는 두 하녀는 연극놀이를 통해 평소 불만들을 쏟아낸다. 마담의 거만한 행동을 흉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연극의 마지막은 늘 마담을 살해하는 장면이다. 포스터는 이런 인물들의 권력 구조를 여실히 드러낸다. 하녀들을 지배하는 마담, 머리채가 잡히고 놀라는 하녀들은 언제나 밑바닥에서 마담의 호의를 바랄뿐이다.

마담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 김소희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고정돼있다. 들키기라도 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면을 응시하는 쏠랑쥬와 머리채가 잡혀 고통스러워하는 끌레르. 흑백의 세 여자와 푸른빛의 배경이 섬뜩하게 조화를 이룬다.

두 하녀의 모습은 작가 장 쥬네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물질적 결핍과 가족도 없는 외로운 생활을 반복했던 그는 마담과 하녀의 관계를 통해 이룰 수 없는 욕망을 대신 해소했을지도 모른다. 연희단거리패에서 배미향, 김소희, 신향주, 김세은, 황혜림, 배보람의 출연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 '하녀들'은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6일까지 대학로 게릴라 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