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개월째 동결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2.0%가 역대 최장 기간 동결 상태다.
12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유럽발 재정위기는 이웃 국가로 번질 조짐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다.
한은은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 발발 이후인 지난 2008년 10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 작년 2월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5.25%이던 기준금리를 현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앞으로도 한동안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서 "(현재의 완화적 경제정책 기조를 푸는 것은) 적어도 2분기 성적표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정부의 정책기조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 적어도 올해 3분기 정도가 돼야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경기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묶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3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 자료를 보면 시중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 평잔)는 전년동월대비 12.6% 증가, 13개월째 두자리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단기자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인플레이션 예방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의 유동성 흡수 조치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김중수 신임 한은 총재 취임 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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