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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발레 '코펠리아'가 전하는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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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발레 '코펠리아'가 전하는 희로애락!

[공연리뷰&프리뷰] 아름답고도 슬픈 인형 코펠리아

철학자 데카르트의 어린 딸이 죽었다. 그러자 데카르트는 자신의 딸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 죽은 딸이라고 생각, 인형을 향해 딸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움을 달랬다. 인간은 자신들에게 결핍돼 있는 것들의 이상적 모습을 담아 인형으로 표현한다. 때문에 인형은 인간보다 아름다워 보이며 완벽한 무엇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생명이 없다. 인간의 환상을 대신하는 인형은 어린이들의 놀이 도구로 사용되는 반면 그로테스크한 공포의 소재로 대체되기도 한다.

문명의 급격한 발달은 물질적 빈곤에서의 해방을 이뤘으나 정신적 빈곤의 상태에 빠트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는 현대인들에게 소외감(자기 소원)을 느끼도록 한다. 과거 '소외'는 '미친 사람'의 의미로 해석됐으나 현대에는 고립감의 현상으로 이해된다. 여기 그 '미친 사람' 코펠리우스가 있다. 소외된 그가 아내를 그리워하며 아름다운 인형을 만들었다.



▲ ⓒ프레시안

[포토리뷰] 사진 속에는 아름다운 숙녀들이 모여 있다. 굴러가는 꽃잎에도 꽃봉오리 터지듯 웃음을 터뜨리는 청춘이라고 했나, 기분 좋은 웃음이 가득하다.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청춘靑春'. 여기 모인 그녀들이 바로 호기심 넘치며 사랑을 알아가는 청춘인 듯하다. 사진을 뚫고 나오는 그녀들의 화사한 표정이 유쾌함을 전염시킨다. 햇살 내리쬐는 봄날의 숲 속, 참새들의 재잘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여기 한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소녀가 있다. 무언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들어 올린 팔은 경직돼 있고 웃음기 하나 없이 무표정하다. 누군가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녀를 제외한 모두의 시선이 바로 그녀를 향하고 있다. 기분 좋은 웃음은 아마도 그녀를 향한 비웃음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봄 햇살을 닮은 인물들과 달리 배경은 어둡고 음습하다. 뒤로는 얼핏 인간의 신체를 조각내 해부한 듯 나뉘어져 있는 팔과 다리, 머리가 보인다. 아뿔사, 이곳은 어디지?

바로 코펠리우스 박사의 집이다. 이 호기심 많은 소녀들은 박사 몰래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유는 가운데 서 있는 그녀, 코펠리아를 보기 위해서다. 우리 모두를 속이고 있는 코펠리아는 사실 인형이다. 국립발레단의 발레 '코펠리아'는 인형 코펠리아를 사람으로 착각한 사건을 두고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시종일관 앙증맞고 상큼한 이 작품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인형 코펠리아를 만들어 놓고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픈 인간 코펠리우스도 품고 있다. 궂은 날씨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발레 '코펠리아'는 단순한 재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인간의 외로움과 아픔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때문에 극은 풍부해지고 캐릭터 모두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동화와 같은 이야기는 무용수들의 몸짓과 무대를 통해 동화보다 더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표현된다. 귀여운 소녀들이 코펠리아가 인형임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익살맞은 표정과 춤은 위트와 유머로 가득하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공감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발레 '코펠리아'가 당신을 꿈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그 속에서 만나는 기쁨과 환희, 아름다움과 슬픔 등을 찾아보는 것은 당신의 몫!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로 공연되는 '코펠리아'는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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