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23일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발표한 건설사 지원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갖고 대한주택보증이 환매조건부으로 2만 호의 미분양 주택을 3조 원을 들여 매입하는 등 5조 원의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김남근 변호사)는 26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과도한 건설사 특혜정책은 미분양 해소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가로막고 부실건설사를 키워 마침내 가계부실로까지 이어지는 등 악순환을 지속하려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실수요자들의 소득수준 등에 맞게 분양가를 인하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고분양가는 그대로 놓아둔 채 2008년부터 2조 원의 미분양아파트 매입, 양도세 감면,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많은 건설사 지원책을 펴 왔지만 여전히 미분양사태가 심각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에도 이명박 정부는 세계경제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자 환매조건부 매입 등 부양책을 썼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으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려는 노력 대신 정부가 어떻게든 해소해줄 것이란 의존도만 높여 "실수요자들의 시장참여를 더욱 멀어지게 하고 부동산 시장의 거래실종이라는 파국만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분양가의 50% 이하 수준에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정부가 50%이하로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오히려 이 가격에 맞춰 미분양 물량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실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이라면서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시장에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충분히 줄어들 수 있는 대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차등 감면에 이어 이번에 DTI(총부채상환비율) 한도를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다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감면특혜를 노리고 투기적 목적으로 미분양아파트를 구입하라는 것이고, 돈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고, 투기를 해라고 부추기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미 가계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 있는 상황인데, 다시 가계로 하여금 빚을 내서 고분양가의 미분양주택을 사라는 것은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이 시작될 경우 자칫 가계부실로 인한 제 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제도의 주종은 3-5년 거치기간동안은 이자만 내다가 거치기간 후 한꺼번에 원금을 갚는 것으로, 집값이 하락하거나 정부 금융정책의 변화로 금융기관이 시중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가계의 흑자도산 등 사회적 파산을 확대하게 하는 매우 위험한 대출방식이라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는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결국 실수요자들이 부동산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부동산시장 정상화는 정부와 건설사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높은 주택가격에 맞추어 빚을 내서 시장에 참여하는 소수의 투기적 투자자들에 의하여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부동산거래에 참여해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되어야 가능한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건설자본 특혜와 투기 조장식의 부동산 정책은 언젠가 파산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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