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주세희는 엄마의 죽음 앞에 실오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찾아간 친구 이한수와 김경린 부부사기단에게 암을 치료한다는 지능형 티셔츠를 고액을 주고 사게 된다. 이런 친구는 어디 있으며, 암을 치료한다는 티셔츠는 어디 있을까. 그러나 이미 준 돈은 찾을 길이 없다. 또 그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려다 결국 엄마에게 들키고 만다. 게이인 그에게 사랑은 있었지만 그 사랑은 실패 할 수밖에 없었다. 속고 속이는 세상 속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른 채 그저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죽음을 향해 가는 지루하고도 반복되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들과 엄마. 아들은 엄마의 죽음을 이해하려 한다. 그 긴 시간이 지나고 엄마는 떠났다. 그리고 중년남자 주세희에게는 남은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연극 '당신의 잠'은 남산예술센터가 2010년 첫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 '신진연출가 기획전'의 첫 번째 작품이다. 동이향 작,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삶의 연장선상으로만 여겨왔던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말한다. 이 작품은 단지 중년 남자와 죽어가는 나이든 여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의 한 속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동이향 연출의 동시대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실험적인 시도, 연극 '당신의 잠'은 오는 5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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