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노동자들은 근무환경 개선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식사 시간과 식사 공간의 보장을 꼽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분과의 의뢰로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의 류임량 연구위원이 벌인 실태조사 결과다.
병실에서 자리비워줘야 할 때? 41%가 "병원 복도서 쉰다"
현재 노동조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간병 노동자의 48%는 식사 공간 및 식사 시간을 꼽았다. 그 다음이 탈의실 설치로 20.4%였고, 휴식시간 보장이 16.4%로 3위였다. 이어 휴게실 설치(9.2%), 샤워실 설치(2.0%)로 나타났다.
식사나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휴게실 문제는 당사자들이 가장 심각성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무려 92.5%가 "탈의실이나 휴게공간이 없어 불편하다"고 대답했다. "불편하지 않다"는 대답은 4.8%에 그쳤다.
▲현재 노동조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간병 노동자의 48%는 식사 공간 및 식사 시간을 꼽았다. ⓒ공공노조 |
휴게 공간이 없다 보니 환자가 병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할 경우에도 쉴 곳이 없었다.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병문안을 오는 등 병실에서 자리를 비워줘야할 때, 간병 노동자의 41.2%는 "병원 복도에 있는다"고 답했다. 그 다음이 "배선실에서 쉰다"(25.7%)였다. 심지어 휴식 장소로 화장실을 꼽은 간병 노동자도 4.3%나 됐다. 반면 "간병사 휴게실에서 쉰다"는 답은 4.8%였다.
▲ ⓒ프레시안 |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것을 2개 꼽아보라는 질문에는 임금인상이 76.6%로 가장 많았고 휴식시간 및 휴게공간 보장이 45.8%로 2위였다. 이어 안정된 일자리 보장이 22.9%,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에 대한 보상이 16.7%였다. 간병인의 역할과 업무가 명확해졌으면 좋겠다는 답과 비인격적 대우 개선이 각각 7.8%로 나타났다.
이런 근무조건의 개선 주체로 간병 노동자의 81.4%는 병원을 꼽았다. 소개업체는 13.8%에 불과했다.
월평균 임금 150만 원 미만이 84%
임금 수준도 형편없었다. 한 달에 50만~100만 원을 받는 비율이 54.2%로 절반이 넘었다. 100만~150만 원은 39.8%였고 150만 원 이상을 받는 간병 노동자는 6.0%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간병 노동자의 대다수는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 필수인력"(82.2%)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간병 노동자가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는 이처럼 "근무시간이 길고"(82.8%), "일이 육체적으로 힘든"(66.0%) 간병 노동자의 현실에서 비롯된다. 공공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캠페인을 벌인다.
공공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간병서비스 제도화가 건강보험 급여화와 함께 이뤄져 환자에게는 질 좋은 간병서비스가 제공되고 간병 노동자에게는 질 좋은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센텀병원의 간병 노동자 205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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