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권' 대표인 이 전 총리는 23일 오후 여의도 모 식당에서 열린 '포괄적 연합협상 교착상황에 대한 시민사회 원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10년 동안 나라를 운영하며 많은 성과를 올렸음에도 소통과 연대의 노력이 부족해 정권을 빼앗겼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연대를 통해 거짓과 부패와 무능, 불량한 세력을 저지 못하면 우리가 이룩한 성과는 더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금까지 거의 논의되지 않던 '서울 단일화'를 통한 전국적인 연대 확산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한 공판중심주의 덕이라고 언급한 이 전 총리는 "제일 중요한 서울시장에 범민주 단일후보를 내면 경기도 등 다른 지역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 ⓒ프레시안 |
'희망과 대안' 공동대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시민 전 장관을 더 탓했다. 백 교수는 "결렬을 부른 결정적인 쟁점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방식이었다"면서 "직접적 계기는 유 후보가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공언해 놓고도 마지막에 입장을 번복한 사실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일부 소수정당에서는 제1야당 행태를 심판하는 일을 정권에 대한 심판보다 앞세우려는 정서가 있는 듯 하다"며 "반MB 정서에 기대면서 정치연합 없이도 저절로 얻을 수 있는 약간의 성과에 만족하려는 민주당의 자세에 분개하고 있다"면서도 "정권심판을 못하더라도 민주당 심판부터 하고 보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며 이명박 정권의 본질과 현 시국의 엄혹함에 대한 역사적인 판단오류"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포괄적 연합이 안 되더라도 지역별 연합, 선거별 연합, 또는 전국적 연대가 가능한 당끼리의 연합 등 온갖 연대방식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별 선거연합 협상 활성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남측본부 상임대표는 "민주당의 깊은 각성과 큰 정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참여당과 진보신당이 자기를 버려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은 "대들보 무너진 집안에서 제 쪽방만 차지하려는 행태를 확 벗어던지라"며 "협상 테이블에 지금 곧 돌아오라"고 말했고, 박영숙 전 여성재단 이사장은 "선거연합은 야권 정당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반MB'를 위한 국민들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각성시켰다.
결국 이날 기자회견은 아래에서부터 야권 선거연합 협상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성사 전망이 낮지만 손학규 전 대표가 경기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나선 상태이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중앙당 차원이 개별 협상들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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