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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덮치는 갑상선암이 무섭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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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덮치는 갑상선암이 무섭다면…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갑상선과 곤포

40대 초반의 남성인 안희용(가명) 씨는 얼마 전 종합병원에서 5년 만에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갑상선에 작은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작은 종양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이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안 씨는 앞으로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갑상선 질환은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다. 갑상선은 감정에 반응해 쉽게 붓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아메리카 인디언 부족에서는 신혼 생활을 하는 새색시의 목 굵기를 재어 신혼의 만족도를 확인하는 풍습이 있었다. 감정에 반응하는 갑상선의 특징을 헤아린 옛사람의 지혜였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갑상선 질환의 원인을 어디서 찾았을까? 우리는 겨울에 두꺼운 옷을 입더라도, 얼굴까지 싸매는 경우는 드물다. 얼굴이 몸과 비교했을 때 열이 많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얼굴에 양의 성질을 가진 기가 집중된 것으로 여긴다. 특히 갑상선은 열을 만드는, 즉 기를 만드는 기관으로 여겼다.

옛사람은 이런 갑상선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이곳에 생기는 종양을 양의 성질을 가진 기가 응결된 것으로 보았다. 기름이 식으면 굳듯이 기가 응결된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로 갑상선 종양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생긴다. 특히 해조류에 주로 포함된 요오드 섭취가 부족한 지역에서 갑상선 종양의 빈도가 높다.

실제로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 합성이 저하돼 갑성선 기능 저하증이 생기고, 종양의 빈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오드를 직접 섭취하는 것은 자칫 과잉 섭취로 이어져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바로 이 때 섭취해야 할 것이 바로 해조류 중에서도 곤포이다.

해조류에는 미역, 다시마, 모자반(듬북) 등이 속하는데, 곤포는 모자반의 하나다. 곤포는 해곤포, 윤포(綸布), 해대(海帶)로도 불린다. 곤포는 미역, 다시마처럼 띠 모양으로 생겼으며, 물살이 약한 바다에서 자란다. 동해에 널리 분포돼 있는 이 곤포는 주로 갑상선 질환에 사용한다.

▲ 곤포. ⓒ프레시안
곤포로 약재로 사용한 것은 역사가 깊다. 나름의 귀한 특산품이다. <경사증류대관본초>에는 "신라의 깊은 바다에서 채취한 곤포는 스트레스로 생긴 영류(종양)를 치료한다"고 적고 있다. 고려의 풍속을 기록한 <고려도경>도 "고려에서는 해조, 곤포 등을 귀천 없이 즐겨 먹는다"라는 언급이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곤포는 중국과의 중요한 교역품으로 기록돼 있다.

곤포를 비롯한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는 요오드가 많이 포함돼 있다. 이렇게 해조류를 통해서 요오드를 섭취하면, 몸이 필요한 양의 요오드만 취한 후 나머지는 배설되기 때문에 요오드 과잉 섭취의 위험이 없다. 북한 자료를 보면, 곤포 600그램을 자루에 담아서 맑은 술 3리터에 담갔다가, 걸러서 한 번에 20~40밀리리터씩 세 번 먹으면 효과를 본다.

실제로 필자의 고향에서는 곤포를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여름이 되면 채를 썰어서 갖은 양념에 무쳐 먹기도 하고, 쪄서 먹기도 한다. 곤포에 밀가루를 묻혀 밥 위에 얹어 쪄 먹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곤포를 먹는 방법은 요오드 섭취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좋다.

다이어트에 목매는 이들이 보면 솔깃한 대목이 <동의보감>에 있다. "곤포는 기를 내리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으면 살이 빠진다. 나물을 무쳐서 늘 먹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북한 자료를 보면, 곤포는 뼈의 성장 발육을 촉진시킨다. 갑상선 호르몬이 기초 대사, 성장을 조절하는데 관여하므로 이런 효과는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흰쥐 마흔여덟 마리를 실험군, 대조군으로 나누고 나서 실험을 해봤더니, 곤포를 먹인 쥐는 20퍼센트 이상 칼슘이 늘어나 뼈의 성장 발육 및 골화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참고로 한 가지만 더 언급하자. 갑상선 질환에는 종양 외에도 기능 이상이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 더위를 타고, 체중이 감소한다. 이런 질환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이런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는 하고초가 사용된다. 이 풀은 여름에 꽃이 피고 나서 곧 죽는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린 환자는 가만히 있어도 오뉴월 뙤약볕에 서 있는 것처럼 땀이 나고 열이 난다. 이런 환자에게 하지가 되면 바로 마르기 시작하는 하고초가 도움이 되리라고 여겼던 것이다. 실제로 효과도 있다. 여러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하고초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뿐만 아니라 고혈압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

집에서 하고초를 사용할 때는 차로 먹는 것이 좋다. 아홉 번 찌고 말리는데, 술에 담궈서 찌는 것이 약효를 가장 잃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지인 중에 갑상선 질환으로 고생하는 팔순의 노모에게 하고초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증세가 아주 호전되어 효도를 했다고, 좋아한 적이 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며 소먹이 풀 베러 다닐 때 보라색 꿀풀에서 달작 지근한 꿀물을 빨아 먹곤 하였는데 이게 바로 하고초다. 지천으로 있던 것들이 귀해져서 국산을 보기 힘들다. 위에서 언급한 곤포도 이제 생산량이 줄어서인지 다시마로 대용하여 어머니가 반찬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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