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공기업들의 부채가 두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가 2009회계연도 23개 공기업 결산을 확정한 결과 지난해 공기업의 총부채는 213조20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4%(36조1000억원) 늘어났다. 공기업들의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섰고 평균 부채비율도 153.6%로 전년 대비 20.1%포인트 상승했다.
공기업의 부채규모는 2003년 75조 원에 그쳤으나 2006년 118조9000억 원으로 100조 원을 돌파한 이래로 3년 만에 두배가 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2년 만에 공기업 부채가 74조8000억 원 늘었다. 노무현 정부의 공기업 부채 증가 속도의 2배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기업 부채가 급증한 것은 정부 정책을 공기업이 대신 추진하는 과정에서다. 토지주택공사(LH)의 지난해 부채는 총 103조9614억 원으로 전체 공기업 부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부채비율은 525%나 됐다. LH의 빚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보금자리주택, 세종시, 임대주택,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 때문이다. 공항철도를 인수하느라 2조 원의 부채가 늘어난 철도공사, 4대강 사업 때문에 부채가 급증한 수자원공사도 마찬가지다.
한편 23개 공기업의 총자산은 342조 원으로 13.6%(42조2000억 원) 증가했고, 총 자본은 138조7904억 원으로 4.4%(6조1452억 원) 늘었다.
MB정부 해법은 공공요금 인상과 민영화?
정부는 공기업 부채는 공기업의 독립적인 경영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빚이므로 국가 채무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공기업이 상환에 실패하면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무관하지 않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시킬 경우 지난해 말 국가 채무는 580조 원에 달한다.
물론 정부도 나름 해법을 모색하지만 뾰족한 답은 없다. 이명박 정부는 일부 공공요금 인상과 민영화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은 16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관련, "금년 하반기 이후에는 연동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는 술·담배에 대한 세금인 '죄악세(SIn tax)' 인상 가능성 흘리기도 했다.
재정부는 또 다음달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실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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