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12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12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실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지난 2006년의 5.2%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작년부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높혀 잡아왔다. 작년 7월 올해 한국 경제가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한은은 작년 말 4.6%로 올렸고, 이번에 추가 상승시켰다.
상반기 6% 넘게 성장
▲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팀이었던 김중수 총재는 취임 이후 시장의 예상대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 첫 금통위에서 2.0%로 기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뒤 12일 올해 성장률을 5.2%로 상향 조정했다. ⓒ뉴시스 |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모두 급격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중 0.2% 성장에 그쳤던 민간소비는 올해 소비심리 회복으로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이에 따라 기업 설비투자도 두자릿수(13.4%)의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9.1%였다.
설비투자 증가세는 IT부문이 이끌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스마트폰 시장이 연평균 40%가량 성장하고 신흥시장의 수요 증대도 기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설투자 부문은 작년(4.4%)보다 활력이 떨어져 2.0%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수출은 봄, 고용은 여전히 겨울
기업실적 개선으로 작년 제로 성장했던 상품수출은 올해 11.9%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세계경제가 올해 3.5% 성장한다는 전망에 기반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5억 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작년(427억 달러)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이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2.6% 수준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하반기 중에는 세계경제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져, 국제원자재 가격이 올라 물가상승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높은 3.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회복세에도 불구, 고용시장은 다소 부진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올해 예상 취업자수는 24만 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실업률은 작년(3.6%)보다 다소 높은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경기 회복세와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도 불구, 성장의 고용창출력 약화로 개선폭이 다소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화 강세는 지속…고환율 정책 부활?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출이 경제성장률을 이끌 것이라는 한은의 기대와는 반대 행보다.
12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11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19개월래 최저치까지 속락했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커진데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 상향조정도 환율 하락(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고 시장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면 한은이 올해 성장률 상승의 핵심요인으로 꼽은 IT 등 수출기업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주권론을 펼쳐온 '강만수-최중경 콤비'가 다시 정부 경제팀에 복귀함에 따라 정부의 환시장 개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은 강한 환율시장 개입 철학과 추진력으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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