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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이면…방치 방치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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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이면…방치 방치 방치

[김종배의 it] '훈장' 수여하고 '위로금' 지급하면 지원 끝?

모두가 코흘리개 아이들입니다. 언론에 등장한 천안함 실종자·순직자의 아이들은 일곱여덟 살, 많아야 이제 갓 중학생이 된 13살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7살배기 아이는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고, 8살배기 아이는 고열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엄마의 간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13살 아이는 밥 해 줄 사람이 없어 끼니를 거르고 있습니다.

모두가 가슴을 태우는 가족들입니다. 수백 명의 실종자·순직자의 가족들은 모두가 한 장병의 부모이자 아내이자 형제입니다. 이런 가족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긴장, 초조, 좌절, 허탈, 절망, 분노의 감정에 시달리고 있을 텐데도 변변한 심리 상담 한 번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또한 '순직'한 사람입니다. 천안함 수색작업을 위해 쌍끌이 배에 올랐다가 사고로 숨진 금양98호 선원 김종평 씨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누구보다 천안함 사고에 애태우던 시민입니다. 그랬던 그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병원 장례식장 한 귀퉁이에 마련된 빈소엔 조화 몇 개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조문객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실종자·순직자의 아이들 몇몇에겐 학교가 나서서 심리 상담을 추진하고 있고 친구가 사탕으로 위로를 대신합니다. 실종자 가족들에겐 일반 의료지원을 하고 있고, 고 김종평 씨 빈소엔 총리와 정치인 몇몇이 조화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없습니다. 구난 시스템이 없고 지원시스템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 극히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지원과 관심뿐입니다.

교육 당국은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는데도 보호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습니다(이런 게 있는지조차 의문이지만). 군 당국은 생존 장병들에겐 12명으로 구성된 정신건강 전문팀의 치료를 제공하면서도 숯덩이가 돼 가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살피지 않습니다. 정관계 인사들은 고 한주호 준위 빈소는 줄지어 찾더니 고 김종평 씨 빈소엔 조화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구난과 지원은 물리적 개념만도 물질적 개념만도 아닙니다. 로프를 던지고 사다리를 올리는 것만이 구난이 아니고, 훈장을 수여하고 위로금을 주는 것만이 지원이 아닙니다. 그건 최소의 방책이지 최적의 대책은 아닙니다.

최적의 대책은 시스템입니다. 세인의 관심이 집중된 '표면'에서만 연출하는 잠깐 동안의 몸짓이 아니라 '이면'까지 꼼꼼히 살피는 눈길이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의 상처를 달래는 외과 처방이 아니라 깊은 슬픔과 텅 빈 외로움을 끝까지 돌보는 내과처방이어야 합니다.
▲ 천안함 실종자의 한 가족이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마련된 임시 대기소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프레시안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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