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의 설레발일까? 이런 '소설'은 두 달 후, 즉 천안함이 인양돼 정밀 조사를 벌이면 끝날 흰소리에 불과한 것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천안함을 인양하더라도 논란이 종식되지 않을지 모른다.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 또는 좌초나 내부 폭발에 따른 침몰로 결론 나면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겠지만 그게 아니라 기뢰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결론 나면 상황은 더 꼬일지 모른다.
▲ 침몰하기 전의 천안함 모습 ⓒ연합 |
이러면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다. 논란은 공전되고 갈등은 증폭된다. 서로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눈에 쌍심지를 켜고,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언성을 높일 게 분명하다. '팩트'를 둘러싼 논란이 이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소설'은 잠깐 동안의 설레발이 아니다. 오히려 미구에 닥칠지 모를 '이념 내전'에 대비한 몸풀기에 가깝다. '~일지 모른다'는 화법에 '~라고 믿어라'는 메시지를 얹은 선전전이다. 이렇게 세력을 결집시켜 '이념 내전'의 형세를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전초전이다.
가르지 말자. '이념 내전'의 성패가 어떻게 될지 점치지 말자. 의미가 없고 실익이 없다. 모두가 패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다.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자파 세력을 결집시킬지는 몰라도 국민 통합에서는 멀어지니까 그렇다. 결국은 소모전이라는 점에서 실익이 없다. 남남 갈등이 정부의 행동반경을 좁히고 그것이 가까이는 남북 경색을 심화시키고, 멀리는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족쇄를 채울 수 있으니까 그렇다. 정부의 정보 통제와 대응 미숙을 질타하는 여론을 잠재우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마저 방기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렇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