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대한 개인부채가 1인당 1754만 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를 넘어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 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 2192만 원의 80.0%에 달했다. 1인당 개인부채는 총개인부채를 추계인구로 나눠 얻은 값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에 대한 부채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개인부채에 대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4인 가구, 이자만 200만 원 넘어
부채 증가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인당 국민총소득에 대한 개인 부채 비율은 69.6%였는데, 2008년 77.6%로 10%가까이 증가한 뒤 지난해 80%선을 넘어섰다.
특히 소득보다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가처분소득은 1226만6000원으로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부채비율이 143%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에 대한 부채비율은 지난 2004년 113.7%를 기록한 이후 매년 상승해 지난해 처음으로 140%를 넘어섰다.
금융부채로 인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1월 46만38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40만 원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0월엔 50만4400원으로 50만 원대를 넘어섰다. 4인 가족의 경우 원금을 제외하고 1년간 이자로 나가는 돈만 평균 200만 원이 넘는다.
생활고통지수, 9년 만에 최악
소득에 비해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가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서민들의 체감 경기를 반영하는 생활경제고통지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30일 LG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생활경제고통지수 추이를 조사한 결과, 2월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3.8로 2001년 2월(14.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생활경제고통지수란 LG경제연구원이 생활물가상승률(기본 생필품 154개의 가격변동)과 체감실업률(주 17시간 이하 단시간 취업자도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실업률)을 합산해 만든 지수로, 지수가 높을수록 서민들의 고통이 높음을 의미한다.
생활경제고통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해 지난해 2월 11.5까지 올랐다가 환율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5월 9.3을 기록하며 하향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물가가 상승하면서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1.2를 기록하며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보다 경북과 전북, 울산 등을 위시한 지방의 경제적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생활경제고통지수가 7.6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5번째였던 경북은 2월 생활경제고통지수가 15.0으로 치솟으며 2위를 기록했다. 전북도 같은 기간 생활경제고통지수가 9.4(6위)에서 15.4(1위)로 빠르게 높아졌고, 울산 역시 8.1(12위)에서 15.0(3위)으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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