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기뢰에 의한 폭발에 이어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30일 원내대책회의 뒤 "해경은 사고 인근 해역에서 암초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KBS도 사고지점에서 불과 8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수중 암초가 있다는 백령도 주민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암초 이름은 '홍합여'로 해도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선원은 "끝이 뾰족하고 밀물 때는 잠겨 있어 알고 피해 다닌다"는 증언도 함께 보도됐다.
그러나 구조된 천안함 승조원들은 사건 초기 "암초는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고,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전문가들도 암초에 의해 1200톤 함정이 두 동강 나지는 않는다고 분석해 사건 초기에는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KBS는 이에 대해 "격벽이 없고 공간이 큰 기관실로 바닷물이 밀려들면서 암초 위에 걸린 상태에서 함미 부분이 엄청난 하중을 받게 돼 두 동강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라고 해석했다.
천안함 기관병으로 근무했던 박모 씨도 <연합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썰물 때 섬과 섬 사이에서 운항 중이던 천안함의 스크루가 걸려 배의 함미가 위로 뛰어 올랐을 것"이라며 "철로 이뤄진 배 안에서는 그 소리가 폭발음처럼 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에 따르면 스크루가 암초에 충돌하면서 엔진이 정지되고 감속기어에서 스크루까지의 축인 샤프트가 휘면서 선체를 파고들었으며, 함미가 들린 충격이 고스란히 배의 척추 역할을 하는 용골에 전달돼 침몰 후 뒤집히고, 조류 등에 의해 두 동강이 난 다음 함수가 멀리 흘러가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경이 최초로 해군으로부터 받은 구조 요청도 "좌초에 처해 있으니 구조해 달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해군 측에서 침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 당시 통신 기록의 정확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도 '암초' 존재에 대해 "산호가 굳어서 생긴 것으로 암초가 아니고, 해도에도 암초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라고 부인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우리 군함의 '과적'에 의한 '선체 피로도 누적' 분석도 눈여겨 볼만 하다. 천안함과 같은 급인 공주함 함장이었던 김태호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 김태준 소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과적에 의한 함선 피로도'를 언급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 함선들이 설계 목적보다 부여된 임무가 많아 과적 상태일 때가 많고, 함선에 피로도가 누적돼 충격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1차 원인이 무엇이었든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배가 두 동강이 날 정도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좌초'도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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